[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국내 건설현장이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4차산업 기술의 실험무대로 변신하고 있다. 이미 각 건설사들은 업무 효율과 원가혁신,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각종의 혁신 건축공법과 IT 기술, 이를 응용한 건설장비를 속속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 머신 컨트롤 장비를 장착한 굴삭기로 토목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출처=대림산업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건설현장에 올해부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시범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해당 로봇은 기존 로봇과 달리 사람의 손만큼 정밀한 작업도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드릴링, 페인트칠 등 단일 작업 위주의 건설 현장에 해당 로봇을 우선 투입한다. 로봇을 건설현장에 투입하면서 안전사고 에방과 공정 기간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용품이나 디지털 제품 적용에는 이미 익숙한 QR코드도 건설현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의 ‘디지털 공사 관리 플랫폼’을 이용하면 건설현장에서 QR 코드를 기반으로 한 시공 현황을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스마트기기용 앱으로 건물 벽면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공종별 진행 사항을 확인하거나 업데이트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쌍용건설은 QR코드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현장 상황 파악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활용중인 모듈러 공법도 건설현장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리 생산한 모듈을 레고 블록처럼 쌓아 올리는 모듈러 공법은 국내에서도 시장 규모가 점차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이 모듈러 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이미 올해 초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한 바 있다. 글로벌 모듈러 시장에서 입지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의 경우 최근 머신 컨트롤(Machine Control) 기술을 공사 현장에 적용한다. 굴삭기와 불도저와 같은 건설장비에 각종 센서와 디지털 제어기기 접목해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처럼 진행 중인 작업을 실시간으로 도와주는 기술이다. 

장비 기사는 운전석에서 작업 범위와 작업 진행 현황, 주변상황 제반 사항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굴삭기의 경우도 별도의 측량작업 없이 굴착작업의 위치와 깊이 등 각종 정보를 20mm 허용오차 이내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대림산업은 머신 컨트롤 기술을 통해서 작업능률을 높이면서 시공 오류도 줄여 공사 재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림산업 김정헌 전문임원은 “건설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전통적인 건설방식과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대림은 올해부터 모든 공동주택의 기획 및 설계단계부터 건설정보모델링(BIM :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디지털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극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