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 명동사옥

[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중국 진출 전략이 성공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이 수천억원을 들인 중국 투자 사업들의 수익성이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14일 하나금융지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지난 2015년 중국민생투자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중민국제융자리스는 지난해 9월말 현재 40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리스사인 중민국제융자리스는 2017년말 자산이 5조7136억원에서 2019년 9월말 현재 3조6329억원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순이익도 2017년 144억원에서 2018년 21억원으로 급감한 뒤 결국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중국민생투자그룹 계열사에 2건의 지분투자를 통해 약 3620억원을 투자했다. 하나은행은 중민국제융자리스의 지분 25%를 보유중이다.

그러나 2019년초 중국민생투자그룹(CIMG)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으로, 앞으로 손실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말 중민국제융자리스로 1363억원 손실을 입었고, 중국민생투자그룹 관련사에 제공한 대출금에 대한 충당금도 선제적으로 350억원을 쌓았다.

중민국제융자리스 뿐만 아니라 대 중국 사업들이 대체로 어려움에 봉착한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보조를 맞춰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초기엔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는 듯 했지만 중국 시장금리 하락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중국내 사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 하나금융 중국내 지분투자 기업 실적. 출처=금감원 공시시스템

하나금융이 2010년 3720억원을 들여 지분 16.98%를 보유한 지린(吉林)은행도 실적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린은행의 지분법 당기순이익은 2017년 822억원에서 2018년 195억원으로 76.2%나 감소했다. 지난해 9월말 누적 당기순이익도 215억원에 그쳤다.

지린 지역은 하나금융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함영주 부회장이 중국 길림성 정부와 전략적 합작 업무협약(MOU)을 주도하는 등 하나금융은 동북 3성과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이 251억원을 투입해 지분 25%를 보유한 부동산투자회사 북경랑자자산관리유한공사도 실적이 신통치 않다. 북경랑자자산관리유한공사 순이익은 2017년 42억원, 2018년 40억원, 지난해 9월말 누적 29억원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도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5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86%나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호응하며,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하나금융이지만 아직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면서 "중국이나 다른 해외법인의 이익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