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카카오는 IT 업체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스마트폰 메신저앱 카카오 톡을 시작으로 현재 게임, 음악, 쇼핑, 택시, 은행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몇 년간 40여개의 모빌리티·금융·연예기획·AI 분야 기업들을 빠르게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카카오 내 기업은 크게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으로 나뉜다. 플랫폼은 광고·커머스·모빌리티·핀테크·AI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며, 콘텐츠 부문기업은 게임·웹툰·음악·영상·IP사업을 한다.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카카오의 플랫폼 전략은 생활밀착형을 화두로 삼아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강하게 연결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으로 모은 사용자들을 다양한 서비스에 연결시켜 시너지효과를 얻고있다. 

▲ 카카오 계열사 수가 매년 늘고 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2014년 4분기 36개였던 카카오의 계열사는 2020년 현재 93개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다만 카카오는 이런 공격적인 확장을 하면서도 사업분야를 한정하는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 . 카카오는 직접 모든 걸 하려고 하지 않는다. 커머스 부분에서는 직접 생산회사를 세우고, 물류창고를 관리하고 배송업자를 고용하는 대신 카카오메이커 같이 소상공인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대부분의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이 택한 길이기도 하다.

플랫폼 사업 ‘새로운 연결’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2015년 포털 사이트 다음과의 합병 이후이다. 매년 공격적인 인수를 펼처 카카오페이증권과 각종 O2O 사업을 위한 자회사들 설립하여 카카오만의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카카오에서 인수한 회사들, 모기업에서 출자,분사한 회사는 제외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현재 카카오가 집중하고 있는 O2O 사업은 모빌리티와 금융업이다. 카카오는 이 두 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다른 사업들을 연결해 카카오 생태계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금융업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통해 간편결제부터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금융투자상품 추천까지 서비스하고 있으며, 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 성공 이후, 분사를 통해 지하철, 버스, 주차장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핀테크로 카카오금융그룹 만드나?

카카오 뱅크는 케이뱅크에 이은 대한민국의 2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출범 당시 3000억원 자본금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기준 1조8255억원, 가입자 수 1154만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카카오 뱅크의 성공은 26주 적금·모임통장 등 카카오 연결되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내놓은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쉬운 은행이다. 26주 적금이나 저금통 통장 등 상품을 통해 이용객들이 돈을 모을 수 있게 해준다”며 “카카오 페이와 연결해서 다른 은행으로 이체할 때 수수료가 없는 것이 성장의 주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핀테크 기업인 카카오 페이는 2019년 9월 기준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였으며, 매월 2,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찾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했다. 최근 다양한 업종의 결제 가맹점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결제 거래액과 거래건수 모두 성장했다.

▲ 카카오페이 소개 출처=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카카오페이 또한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보다 2년 늦은 2017년에 생겼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업계선두로 올라섰다. 카카오페이 거래액은 지난 2019년 1분기 10조6000억원, 2분기 11조4000억원, 3분기 12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계속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번 달 13일에 열린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해당 분기의 거래액만 1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증권업에 진출한다.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한 카카오는 지난 1월에 한국투자금융이 보유한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의 지분 16%를 추가 매입했다. 간편결제, 송금, 인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바로투자증권 인수로 투자 중개와 금융상품 직접 판매까지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달 5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의 인수를 승인해, 6일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증권'을 공식 출범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은행상품, 금융투자상품 판매 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카카오T로 여행가고, 카톡으로 쇼핑한다

모빌리티는 카카오가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 분야다. 2015년 네이게이션 앱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롤앤올을 인수한 이후 카카오 내비게이션과 택시 호출 서비스가 성공하며, 2017년 분사한 이후 버스, 지하철, 주차장 등 관련 서비스업체를 인수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도 추가했다.

▲ 인사동에 위치한 카카오 주차장, 이른 아침에도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사진=노성인 기자

카카오 모빌리티는 현재 자회사 티제이파트너스를 통해 진화택시를 시작으로 총 9곳의 택시법인을 인수해, 택시 면허 892개를 보유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11인승 승합차 택시 서비스 벤티의 사업을 연내에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회사 진화택시를 통해 현재 100여 대를 시험 운영 중이며, 택시업계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차 운행 차량을 확대할 전망이다.

더불어 2019년 3월 카카오T바이크 서비스를 신설, 인천 연수구와 경기도 성남시에 1,000대의 전기자전거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커머스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쇼핑하기·스타일·장보기 그리고 다음의 쇼핑 사업부분이 2018년 분사한 회사다. 카카오톡 내 모든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전담한다.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와 배송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방식이 카카오가 그동안 구상해온 카카오 커머스만의 차별성이다. 최근 카카오메이커스를 흡수합병해 사업영역을 일원화했다.

카카오 메이커스는 ‘재고 없는 생산’을 내세운 일종의 공동구매 시스템을 통해 주문 제작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이 판매하고 싶은 제품을 쇼핑몰에 올리고 최소 주문량을 확보하면 제작에 들어간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19년 5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 카카오톡 선물하기 출처=카카오

카카오는 2017년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연간 거래액이 1조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매분기 거래액이 평균 50%정도 성장했다고 발표해 올해에는 규모가 3조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명품’ 잡화 브랜드의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라 밝혀 매출 규모 확대를 예상된다.

더불어 카카오는 2월 3일 이달 27일부터 카카오톡 앱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존 장보기 서비스는 이마트와 제휴를 통해 이마트몰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었으나, 새로운 장보기 시스템은 판매업자에 쇼핑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운영한다. 카카오는 자체 배송 시스템을 이용한 빠른 배송 대신 카카오톡 친구 2명 이상 공동구매하면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톡딜을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신사업 확장을 통해 ‘카카오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자들에 기반을 둔 온·오프라인 연계(O2O)사업으로 ‘카카오’란 하나의 브랜드로 묶인 세상을 만들려는 것이다.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Connect Everything)’이 카카오가 줄곧 제시한 비전이다.

카카오, AI와 블록체인 시대 준비 중

카카오는 미래의 플랫폼 사업을 위해 AI와 블록체인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가 4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인공지능 기술 연구개발 자회사다. 카카오브레인은 메타러닝, 영상, 음성, 자연어처리, 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와 협업해 딥러닝 기반 음성합성 기술을 카카오 i의 뉴스읽기 서비스에 적용한 바 있다.

또한 최근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Ground X 등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2019년 6월에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정식 출시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영 방식은 스마트폰 생태계와 비슷하다”면서 “각각의 기능을 가진 앱을 스마트폰에 개별적으로 설치해 이용해야 하는 것과 같이 카카오는 자회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자 사업을 확장 발전시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기술, O2O 기술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만들어서 금융이라는 가장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바탕으로 모빌리티와 같은 이동플랫폼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 

카카오는 이런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의 2019년도 실적 발표에서 플랫폼 부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한 4440억 규모로 확대됐다. 특히 새로운 광고 플랫폼인 톡 비즈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모빌리티의 택시 사업 확장과 카카오페이의 거래액 상승, 금융상품 출시가 수익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