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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경제 다시 봄이 왔다신용등급 상향...채권 외국인 투자 러시, 증시 활황, 10년물 금리 사상 첫 1%
▲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출처= The National Intere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불과 4년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축출될 위기에 봉착했던 나라다. 국가는 파산 상태인데도 구제금융 조건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15개월 전만해도 투자자들이 너무 위험하다며 기피했던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의 채권 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Tradeweb)에 따르면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13일 0.98%를 기록했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9년 초만해도 4%를 오르내렸다.

나라가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와 국채 금리는 국가의 신용도에 반비례한다. 경제 위기 당시 30%를 넘어섰던 그리스 국채의 금리 하락은 그만큼 그리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지난해 7월 기업 친화적인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개혁을 약속하고, 개혁 이행에 대해 유로존 국가들과의 수 개월에 걸친 실랑이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 Ratings)는 지난 달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 것도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여전히 투자등급보다는 두 단계나 아래에 있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피치는 “정치적 안정과 지속적인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 뛰어넘는 재정 성과 등에 힘입어 부채 상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그리스의 공공부채 수준이 2018년 GDP의 181.2%를 정점으로 2021년까지 161%로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크레디트(UniCredit)의 루카 카줄라니 채권투자전략가는 "2년 전만 해도 장기적 발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컸었지만 현재 시장의 우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의 금리전략가 조지 가라요는, 그리스 채권이 투자등급까지 회복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2019년 말 재개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그리스 채권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채권,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그리스 채권 금리가 더 떨어진다 해도, 독일, 프랑스, 벨기에, 아일랜드 같은 나라의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직면하고 있는 까닭에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그리스 국채는 여전히 매력적인 기회다.

아테네의 자산운용사 알파 트러스트(Alpha Trust)의 채권투자 책임자 디미트리스 달리피스에 따르면, 최근 그리스 15년 만기 채권을 거래에서 국내 투자자는 15%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지금은 갈 곳 없는 돈이 넘쳐나는 시기입니다. 그리스 채권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그리스에서 나타난 일련의 지수와 투자 환경의 개선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S&P 글로벌(S&P Global)은 현재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보다 세 단계 낮은 BB-로 평가하고 있고, 무디스(Moody’s)는 투자등급보다 네 단계 낮은 B1로 평가하고 있다. 두 회사는 그리스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유럽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2010년에 그리스 신용등급을 ‘정크 상태’로 떨어뜨렸다. 당시 그리스는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련의 엄격한 긴축 조치를 취해야 했고 채권 시장에서는 퇴출되는 수모도 겪었다.

그런 그리스가 지난 해 10월에는 마이너스 0.02%의 이자율로 4억 8750만 유로(6400억원) 어치의 3개월 짜리 채권과 1.5%의 이자율로 10년 만기 채권을 성공리에 발행했다. 2012년에 그리스의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24%에 근접했었다.

뼈를 깎는 고통

2010년 경제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대대적인 재정 긴축 정책 등을 감내해왔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40억 유로(270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면서 그리스 정부는 재정 지출을 삭감했고, 공무원 수를 25% 줄였으며, 공공부문 임금을 30% 삭감했다. 이로 인해 소비 지출은 급감했고 실업률은 급증했다. 그리스 경제는 이전의 4분의 3 수준으로 축소됐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하자 마자 법인세 최고세율을 28%에서 24%로 낮추는 등 적극적인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부자들의 투자 이민을 유인하기 위해 소득세를 10만유로(1억 3000만원)로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그리스의 GDP 성장률은 2.2%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은 본격적으로 상승해 연 49% 올랐다. 실업률은 지난해 10월 16.6%를 기록해 2011년 이래 가장 낮았다.

그 결과 올해 아테네 내 IMF 사무소 폐쇄를 기점으로 구제금융에서 완전히 졸업했다. 지난해 초에는 국채를 발행하며 국제 채권시장에 복귀했다. 그리스는 올해 GDP 성장률 목표를 2.8%로 잡고 있다. IMF의 당초 연평균 예상치 0.9%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물론 과제 역시 많이 남아 있다. 여전히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80%를 넘어서며 실업률은 아직 높은 수준이다.

그리스의 봄은 오는가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달 아테나의 상업 중심지인 ‘오도스 레카’에 활기가 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낡은 창고는 새로운 카페와 부티크 호텔로 변하고 있다. 아테네에서 목수 일을 하고 있는 알레코스는 “지금처럼 바쁜 적이 없다”며 “낡은 비즈니스가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부활에 힘입어 각종 경제지표들도 좋아지고 있고, 실제로 상가나 호텔 등도 이전과는 달리 활기를 띠고 있다. 국민들의 분위기도 매우 낙관적이다. 그리스에 봄이 오고 있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그리스를 찾은 관광객은 32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스 인구 1100만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관광과 관련한 일자리는 약 98만 8000개로 그리스 전체 일자리의 4분의 1에 육박한다. 관광 분야의 GDP 규모는 전체 그리스 GDP의 20%에 달할 만큼, 관광산업이 그리스의 경제회복에 주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아테네 중심가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부동산 가격이 31%나 치솟았다. 본격적인 경제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 한 해 동안 주식가격 역시 46%나 크게 올랐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20.02.14  14: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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