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자산손상 7505억, 재고자산평가손실 104억

中 저가공세로 폴리실리콘 시장가격 제조원가보다 급락... 국내 생산 차질

P1공장 정비기간 끝나는대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가동 시작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OCI가 군산에 위치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중단하는 가운데 대규모 손상차손 인식과 설비 라인 정비로 올해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OCI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국내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 공장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업계 3위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의 저가공세로 시장가격이 제조원가보다 더 낮아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수년간 OCI는 베이직케미칼 부문에서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의 원가를 낮추려 노력했지만 2018년 중국의 갑작스러운 태양광 정책 변화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손해를 봤다.

중국은 태양광 폴리실리콘 증설을 2012년부터 확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정부가 예산부족으로 태양광 부문에 정부보조금을 축소하면서 부품 자재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가격이 급감하면서 OCI 등 국내업체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팔면 팔수록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경우 기술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 금방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고 이로인해 한국, 독일, 미국기업도 중국에 밀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국내는 주52시간 제도와 높은 인건비로 아무리 원가를 낮추려고 해도 해결책이 없었다. 이에 따라 OCI는 군산의 폴리실리콘 공장 두곳(P2,P3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 투자가 완성된 P4공장까지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P4공장은 원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증설을 위해 2018년에 추가 설비 투자를 진행 했지만 지난해 태양광 시장이 더 나빠지면서 가동을 하지 않았었다.

OCI는 남아있는 군산의 P1공장만 가동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 OCI관계자는 “현재 P1공장은 정비기간이어서 정비가 끝나는 시점인 5월부터 반도체용으로 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아직 원가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생산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OCI는 2019년 말레이시아 공장을 리벤딩(증설)하면서 초기 인수시점인 2015년보다 수율이 늘어나 지난해 2만7000톤 규모로 폴리실리콘을 만들어냈다.

군산공장의 생산중단으로 OCI는 전체적인 생산능력은 대폭 줄어들것으로 보인다. OCI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간 7만9000톤인데 34% 비중인 2만7000톤만 가동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역시 원가절감에 더욱 집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군산의 P2·P3·P4공장 자산에 대해 손상차손 반영과 설비개편으로 올해도 재무제표상 손익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OCI연도별 영업실적. 출처=OCI

OCI는 지난해 4분기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자산에 대해 손상차손 7505억원과 폴리실리콘 재고자산 평가손실 104억원 반영으로 영업적자가 643억원까지 증가했고 순손실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당기순손실 규모는 6626억원으로 2018년 4분기 –554원 보다 10배 이상 적자가 확대됐다. OCI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흑자로 돌려놨지만 다시 2년간 적자가 발생해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업계인 한화솔루션도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OCI처럼 올해안으로 정리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시장 의존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GCL과 이스트호프가 각각 13만5000만톤, 8만톤을 생산해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OCI는 장기적으로 기술력이 높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에 더욱 역량을 쏟고 피치, 카본블랙, 에너지솔루션 사업으로 실적을 보완할 방침이다.

OCI관계자는 “카본블랙은 타이어원료에 들어가는데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지난해 주춤했다”면서 “시장은 아직 작지만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에 주력하고 카본소재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