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0일 LG화학의 기업 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을 종전의 'A3'에서 'Baa1'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을 유지했다.

유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석유화학 스프레드(제품과 원료의 가격 차)의 지속적인 약세와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상당히 약화된 LG화학의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향후 1∼2년간 의미 있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LG화학의 조정 전 에비타(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2조8000억원으로 2018년 3조7000억원 대비 약 26% 감소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줄고 배터리 사업 부문의 실적이 부진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유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대규모 설비투자 등으로 인해 LG화학의 조정 전 차입금은 작년 말 약 8조4000억원으로 2018년 말의 약 5조3000억원보다 증가했다"면서 "이에 따라 LG화학의 에비타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3.4∼3.5배(일회성 충당금 비용을 제외하면 3.0배)로 2018년(1.7배)보다 상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 LG화학의 조정 에비타가 연간 약 1조원씩 증가할 것이며 배터리 사업이 이러한 성장을 주로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배터리 사업 부문의 빠른 판매 성장과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시현, 운영 효율성 개선과 더불어 작년에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해당 사업 부문의 실적회복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핵심사업의 경기 변동성, 지속적인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약세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의 적정 수익성 확보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이런 긍정적인 요인을 부분적으로 상쇄한다"면서 "에비타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장기간 3.0배를 넘는 등 재무 레버리지가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