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KB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이달 각각 3000억원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결의

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 비은행 자회사 출자재원 마련위해 영구채 발행

연초 기관 투자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LG화학, 최대 1조원 규모 증액 발행 검토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이달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다.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이달 3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을 결의해 자금 사용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높은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채권 수요가 확대된 점을 반영해 올 상반기부터 대규모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달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고 KB금융지주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자본적정성 제고 차원에서 3000억원을 발행하고, 자금이 확보되면 대출 실행과 유가증권 매입으로 투자수익을 높일 방침이다. KB금융지주는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M&A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금융지주의 BIS총자본비율은 15.25%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자본건전성이 가장 높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이어 이달 추가로 3000억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두달간 7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BIS총자본비율은 11.44%로 바젤Ⅲ에서 요구하는 건전성 기준을 충족시켰으나 지주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보완이 시급한 만큼 올해도 조건부증권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기 지방은행 지주사인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도 각각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중이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자회사 출자자금 확보 차원에서 영구채를 발행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BNK벤처투자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달 자본확충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자회사에 출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DGB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 보완자본인 신종자본증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본건전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재원으로 유가증권 매입, 계열사 출자 등 투자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금융기업들은 조달 방식으로 주로 활용한다.

DGB금융지주는 이달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하이투자증권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8만5320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주식 취득액은 1주당 1175원으로 총 1002억5100만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영구채로 조달된 1000억원 외에 부족자금은 유보금으로 보탤 계획이다.

지난 2018년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을 여덟 번째 계열사로 맞이해 비은행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유상증자 시기는 이달 18일부터 19일 이틀간 진행할 예정이다. 보험업권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지급여력비율(RBC) 개선을 목적으로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자본확충으로 RBC비율이 232.3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1500억원 전액을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산업권은 AA급 우량채권 발행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달 SK하이닉스와 LG화학은 각각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투자가 늘어날 경우 1조10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SK하이닉스와 LG화학은 채권 수요 증가로 낮은 금리로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발행규모를 최대한 증가시킬 것을 검토중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 시설확장을 위해 발행했다.

5000억원 조달액으로 여수NCC 2공장과 PO(LLDPE) 생산시설 확장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여수 NCC 2공장과 PO(LLDPE) 투자금액은 각각 9194억원, 3138억원에 달한다.

LG화학은 증권신고서에 5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두 곳의 시설확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기존 발행규모에 두배 이상 자금조달을 진행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