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통신3사가 지난해 5G 상용화 효과로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지만 관련한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CAPEX) 집행액도 덩달아 증가,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3사는 5G 경쟁이 점차 안정화된 상황인 만큼 올해 다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신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SK텔레콤과 KT는 주춤했고, LG유플러스는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17조7437억원, 영업이익 1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 늘었고 영업이익은 7.6% 줄었다. KT는 지난해 매출 24조3420억원, 영업이익 1조15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5.6% 증가,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수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12조3820억원, 영업이익 68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보다 매출액은 5.6%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4% 감소했다. 

5G 상용화 효과로 통신사들의 덩치는 커졌지만 막대한 투자로 영업이익은 떨어지는 패턴이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연말 상여금이 생각보다 낮게 책정, 인건비 지출이 줄어든 것은 호실적의 발판이 됐다. 다양한 장비업체와의 협업도 고무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통 사업인 MNO(이동통신) 사업에선 SK텔레콤은 전년과 비교해 매출이 감소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매출이 소폭 늘었다.

SK텔레콤은 MNO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 하락한 11조4162억을 기록했다. 이동전화 매출은 전년 대비 1.4% 하락한 9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208만명을 기록했다. 다만 MNO 매출 하락은 맴버십포인트 매출 차감과 선택약정요금제 영향이 있었는데, 경쟁사 대비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 특성상 매출 감소에 좀더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KT는 무선수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6조9707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가입자 순증세는 유지했다. 무선 전체 가입자는 연간 80만명 순증했다. 5G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42만명을 기록했다. 5G 보급률은 전체 후불 휴대전화 가입자의 10% 수준을 기록했다. 유선 사업에선 유선 전화 매출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초고속인터넷의 가입자 확대로 하락분이 상쇄됐다. 유선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4조6971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서비스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5조1541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는 112만8000명 순증했다. 특히 5G는 12월 말 기준 116만4000명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했는데, 여전히 가입자 수 기준으로 3위이긴 하지만 그 차이폭을 많이 줄였다는 평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 MVNO 가입자는 전년 대비 42.1% 증가한 109만1000명을 기록했다. 요금제 차별화와 금융업계와의 협업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2019년 5G 가입자 유치 실적은 SK텔레콤(208만명), KT(142만명), LG유플러스(116만명)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G 가입자 유치 성적에서 1, 2, 3위 사업자의 서열은 바뀌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가 선방했다는 평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수는 전체의 25% 수준인데 이는 기존 5:3:2보다 나아진 결과다. 

미디어 사업에선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하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오는 4월 티브로드와의 합병으로 KT가 가지고 있는 시장 1위 자리를 노리는 모양새다. 

SK브로드밴드의 2019년 IPTV 매출은 누적 가입자와 UHD 가입자 증가 효과로 1조 2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7% 성장한 수치다. IPTV 가입자는 46만4000명 순증한 누적 519만명을 확보했다. 여기에 오는 4월30일 티브로드와의 합병 법인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8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매출 규모 4조원의 종합 미디어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2019년 미디어 및 콘텐츠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성장한 2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 모두 호조다. IPTV인 올레TV 가입자는 SK브로드밴드 대비 소폭 높은 연간 50만명 순증했다. 누적 가입자는 835만명으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콘텐츠에선 KTH, T커머스 등 매출 증가가 이어졌다.

LG유플러스 역시 IPTV 매출이 16.6% 늘어난 1조323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IPTV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IP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45만8000명 증가한 447만7000명을 기록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콘텐츠 경쟁이 효과를 봤다. 

통신 3사는 5G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높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높았다.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3조700억원을 사용했다. KT는 전년보다 18.4% 증가한 2조7382억원을 사용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2조246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통신사들이 5G 투자에 이은 대중화 시대를 맞아 일정정도의 실적 상승을 기대하게 됐으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무대책이다.

현재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4월 총선을 전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5G 요금제 하락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5G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지만, 통신사 입장에서 반 강제적으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편성하며 출혈이 크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LG유플러스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했으나, 다른 통신사들이 선뜻 비슷한 길을 택하지 못하는 이유다. 여기에 알뜰폰 이슈가 상생 프레임으로 지나치게 쏠리며 통신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법도 논란이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를,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며 미디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KT는 아직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3.3% 시장 점유율 제한에 갇혀 뚜렷한 액션플랜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비록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일몰됐으나 여전히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며 결론 자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통신3사가 지난해 5G 투자로 휘청였으나 IPTV 등 미디어 사업에서 선방한 점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나오지 않으면 미디어 빅뱅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예상되며 충돌, 혹은 합종연횡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