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식당 경영주들에게 절묘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다. 

백 대표가 사장의 패착을 찾아 지적한 뒤 개선하도록 돕는 장면에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시청자 반응도 나온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기에 해당 프로그램은 식당 경영주의 ‘개과천선 에피소드’다. 백 대표가 방송에 출연한 취지도 외식업 종사자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지난 5일 서울 논현동 더본코리아 본사에서 인터뷰하기 위해 만났던 백 대표는 기자 예상과는 사뭇 다른 효과를 방송에서 기대하고 있었다. 백 대표는 방송을 통해 오히려 외식업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는 뜻을 밝혔다. ‘소비자들이 외식업 종사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에 대해 따뜻한 태도를 가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진심어린 서비스 정신과 전문성을 갖춘 외식업 종사자일수록 고객으로부터 반말, 욕 등을 듣거나 인사를 무시당할 때 쉽게 상처받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들이 직원을 나의 가족이나 이웃처럼 생각하고 친절히 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식업계에선 좋은 상품·서비스의 조건으로 외식업 종사자의 프로페셔널한 역량을 꼽곤 한다. 하지만 제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갖춘 외식업 종사자라 할 지라도 실제 고객의 비인격적인 언행으로 상처받거나 근무 의지를 상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음식서비스 종사자들을 감정노동에 관한 고위험 직업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고객을 대면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심신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직종으로 판단한다.

백 대표는 방송을 통해, 외식업 종사자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언행과 태도가 바뀌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방송에서 외식업 종사자들이 얼마나 어렵게 가게를 운영하는지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보여주려 애쓴다. 

백 대표의 이 같은 생각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 한 구절을 연상케 한다. 경제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소비자를 상대할 입장에 놓일 수 있음을 자각할 수 있다면 외식업 종사자들의 감정노동은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