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실적 부진은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며, 올해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수요와 데이터센터 고객 수요 증가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 이익)가 전년 대비 59% 줄었다”면서 “이러한 부진한 영업실적은 신용도에 부정적이나 예상 범위이며,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매출은 26조99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영업이익은 2조7127억원으로 87.0% 감소했다. 에비타 역시 11조3000억원으로 2018년 27조3000억원보다 감소한 모습이다.

무디스는 “이와 같은 이익 감소는 주로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생산업체 등 주요 시장의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에 기인한 공급과잉과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락에 따른 것”이라면서 “에비타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이 2017~2018년의 0.2배에서 실적 부진과 부채 증가에 따라 지난해에는 1.0배로 올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2018년 말 5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무디스는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Baa2)에 ‘부정적’전망을 달았다.

▲ 출처=무디스

무디스는 올해부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수익성이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악화해왔지만 지난해 3~4분기에는 특히 데이터센터 고객의 수요가 증가하며 수익성이 소폭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는 데이터센터의 재고 정상화와 5G 스마트폰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시황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생산 업체의 감산 계획도 반도체 시황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연간 고정배당 1천원에 잉여현금흐름의 5%를 배당하기로 한 데 따라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 1조원이었던 데서 684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무형자산 인수를 제외한 올해 자본지출도 지난해 13조9000억원이었던 데서 올해는 10조원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에비타를 13조~14조원, 에비타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을 0.8~0.9배, 자본환원 대비 부채 비율을 18%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수요 회복의 가시성이 지속해서 낮은 데다 SK하이닉스가 잉여 현금 흐름을 보존하고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자본지출을 대폭 축소할 수 있어 전망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