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선다 피차이가 구글 뿐 아니라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까지 맡은 이후 처음 갖는 실적발표에서 구글은 구글 내 다양한 사업부 규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출처= OutlookIndi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구글 내 다양한 사업부 규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가장 관심을 끈 곳은 유튜브. 구글은 유튜브가 2019년 151억 5000만 달러(18조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으며 2018년보다 36%, 2017년 이후 86% 성장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그동안 구글의 광고 사업과 ‘기타’ 부문으로만 실적을 발표해 왔다. 이 ‘기타’ 부문에 유튜브, 클라우드, 검색 등 구글의 핵심 사업 부문들이 모두 포괄되어 있었다.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일(현지시간), "우리 사업에 대한 향후 통찰력과 앞으로의 기회를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 검색, 유튜브 광고, 클라우드 등 보다 세분화된 방식으로 매출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구글의 매출이 460억 달러에 그치면서 애널리스트의 예상치 469억 달러에 다소 못미치는 결과가 나오자, 이 회사의 주가는 3일 거의 5%나 하락했다. 하지만 주당 순이익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12.53달러)을 크게 상회한 15.35달러를 기록했다.

확실히 ‘구글 검색 및 기타 사업’으로 표기되는 구글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알파벳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세분화 공개는 구글의 다른 사업부문의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

알파벳 전체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시장의 인식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알파벳은 2018년에도 20%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9년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20%, 19% 성장했지만 4분기에는 17% 성장에 그쳤다.

구글 수익의 핵심인 광고 사업이 최근 몇 년 동안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구글이 그동안 포괄적으로 발표해 온 ‘기타’ 사업 부문이, 특히 구글의 광고와 검색사업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는 가운데 정말로 의미 있는 수익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특히나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해 12월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자리에서 물러난 뒤, 선다 피차이가 구글 뿐 아니라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까지 맡은 이후 처음 갖는 자리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실적 발표에서 투명성을 높인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골드만삭스의 헤더 벨리니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회에서 "실적 공개에서 투명성을 강화시켜준 점에 대해 감사한다"며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의 실적 발표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유튜브의 광고사업이 크게 성장한 것은, 주로 브랜드 광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제품 리뷰 동영상에서 실행되는 클릭투바이(click-to-buy) 광고 같은 ‘직접 반응 광고’(direct response advertising)도 주효했다.    출처= Youtube

유튜브 매출 18조원의 의미는

유튜브의 광고사업이 크게 성장한 것은, 주로 브랜드 광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제품 리뷰 동영상에서 실행되는 클릭투바이(click-to-buy) 광고 같은 ‘직접 반응 광고’(direct response advertising)도 주효했다.

구독기반 리서치 기관 이마케터(eMarketer)의 니콜 페린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의 가장 큰 뉴스는 구글이 처음으로 유튜브 광고 수익을 공개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그동안 투자자들이 알고 싶었던 것이지만, 또한 광고주들에게도 유튜브가 디지털 광고 매체로서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발표에 따라, 유튜브가 강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차이 CEO는 "유튜브는 지난 4분기에 광고 수입 외에 구독료 같은 비광고 수익도 30억 달러(3조 5000억원)나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료로 운영되는 유튜브 음악과 프리미엄 유료 가입자가 현재 2천만 명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포랏 CFO는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콘텐츠 제작자에게 지불하는 비용, 인프라 비용, 그리고 콘텐츠의 안전성과 가짜 콘텐츠 방지 등 책임을 기울이는 노력과 관련된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사업의 경쟁력 강화

핵심 성장 분야로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사업부문은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구글은 아마존 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 한참 뒤진 3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선두주자들에게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AWS의 4분기 매출보다 적은 90억 달러(10조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2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같은 기간 AWS는 34% 성장했고 MS의 애저는 62% 성장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에 기여한 것은 건당 5천만 달러(600억원)가 넘는 거래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때문이라고 피차이 CEO는 밝혔다.

금융설계 회사 시노버스 트러스트(Synovus Trust Company)의 댄 모건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성장은 구글 클라우드가 AWS와 애저의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잠식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랏 CFO는 "알파벳은 이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향후 3년간 새로운 기술 및 엉업 부분 인력 보강으로 인력을 3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대규모 거래를 할 수 있는 잠재 기업 고객들이 자신들에게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고객사들을 가능한 많이 구글로 유치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AI 기반의 전문 솔루션이 업계의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