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총괄 PD 출신 류금태표 수집형 RPG
모바일 수집형 RPG 약점 보이던 넥슨, 이번엔 성공할까
‘명일방주’ ‘샤이닝라이트’ 등 중국산 경쟁작 만만찮아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지난해 하반기 ‘V4’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홈런을 친 넥슨이 올해 첫 신작으로 ‘카운터사이드’를 선보인다. 카운터사이드는 앞서 서브컬처 장르 히트작의 총괄 PD를 지낸 바 있는 류금태 대표가 스튜디오비사이드를 통해 내놓는 모바일 신작이다. 현재 시장에 중국산 서브컬처 수집형 RPG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카운터사이드가 대항마로 활약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카운터사이드 이미지. 출처=넥슨

카운터사이드는 4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모바일 어반 판타지 RPG다. 현실세계인 ‘노말사이드’와 반대편 이면세계 ‘카운터사이드’의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실시간 유닛 배치를 통해 전략 게임의 묘미를 살린 점과 탄탄한 메인 스토리가 특징이다. 유저는 희귀 광물 ‘이터니움’을 채굴하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민간 군사 기업인 ‘코핀컴퍼니’의 사장이 되어 회사를 운영한다.

수집형 RPG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도 주요 콘텐츠다. 론칭 시점에 90여종이 넘는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다. ‘펜릴 소대’ ‘하트베리’ 등 각양각색 매력을 지닌 팀이 각 콘셉트에 맞는 스토리와 스킬을 구현한다. 또한 서브컬처 게임 유저들의 취향을 저격 할 수 있는 캐릭터 움직임을 보여주는 ‘라이브 일러스트’가 적용됐다.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 풍의 미소녀·미소년 캐릭터가 강조된 게임을 말한다.

개발사인 스튜디오비사이드는 넥슨의 투자금이 투입된 관계회사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2018년 7월 스튜디오비사이드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신작 카운터사이드의 글로벌 퍼블리싱 권한과 차기 개발 신작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넥슨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넥슨은 2018년 스튜디오비사이드 등 관계기업에 71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스튜디오비사이드는 신생 게임사지만 류금태 대표는 이미 업계 입지를 다진 인사다. 류 대표는 앞서 코그와 나딕게임즈 등을 거치며 액션 RPG ‘엘소드’ 개발에 참여하고 ‘클로저스’의 총괄 PD를 맡으며 역량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엘소드와 클로저스는 현재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다. 류 대표에 대한 유저들의 평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튜디오비사이드의 직원 수는 40여명으로 파악된다.

모바일 수집형 RPG 취약했던 넥슨…이번엔?

▲ 카운터사이드 게임 이미지. 캐릭터 도감. 출처=넥슨

우려도 있다. 넥슨은 지난해부터 모바일 수집형 RPG 장르 신작을 출시하며 연이어 난관에 봉착했다.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관계기업 펄사크리에이티브의 린: 더라이트브링어는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초기엔 흥행 조짐을 보이는가 했지만 곧 매출이 하락한 후 반등하지 못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0위권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이어 넥슨은 지난해 7월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끈 ‘시노앨리스’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었지만 출시 이틀 전 돌연 서비스 계획을 철회했다. 넥슨은 서비스 철회 이유에 대해 현지화 품질 보강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출시를 이틀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업계에선 당시 뜨겁게 달아올랐던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넥슨 관계자는 ”시노앨리스의 서비스 일정은 계속 논의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이미 흥행하고 있는 경쟁작들도 쟁쟁하다. 주로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이 경쟁 상대다. 최신작 중에서는 요스타가 몇 주 앞선 지난달 16일 출시한 ‘명일방주’가 게임성을 인정받는 한편 매출 성적도 순항하고 있다. 좀더 앞서 지난해 26일 출시된 ‘샤이닝라이트’ 또한 흥행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게임은 3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각각 6위,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저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다.

장기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게임도 여럿이다. 미호요의 ‘붕괴3rd’는 출시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구글 플레이매출 12위에 올라있으며 그보다 서비스 기간이 몇 달 더 된 ‘소녀전선’은 매출 18위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일본산 소셜 RPG ‘페이트/그랜드 오더’ 또한 업데이트마다 반등하며 현재 매출 순위 35위에 올라있다.

▲ 카운터사이드 게임 이미지. 캐릭터 한계 초월. 출처=넥슨
▲ 카운터사이드 게임 이미지. 연구소. 출처=넥슨
▲ 카운터사이드 게임 이미지. 외전 오르카. 출처=넥슨

수집형 RPG는 개발에 필요한 인력이나 기간이 MMORPG에 비해 적거나 짧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이 높은 편이라 게임사 수익성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은 장르다. V4로 모바일 사업에 힘이 붙은 넥슨이 수집형 RPG 장르에서 또 하나의 히트작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넥슨의 모바일 게임은 매출 순위권에 V4(3위), 피파온라인4M(9위), 메이플스토리M(11위) 등이 포진해있다.

넥슨 관계자는 카운터사이드 출시에 대해 "단기간의 성과 보다 팬덤을 형성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유저분들이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긴밀한 소통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