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상사태 선포와 미국 정부의 중국 여행금지 발표 등으로 경제적 우려가 증폭되면서 폭락장세로 돌변했다.  이날 보도된 한 미국 매체의 '뉴욕시에도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도 시장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603.41포인트(2.09%) 하락한 2만8256.0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58.14포인트(1.77%) 내린 3225.52를, 나스닥종합지수는 225.52포인트(1.59%) 밀린 9150.94를 각각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다우가 2.5%, S&P500이 2.1%, 나스닥지수가 1.8%의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전일 WHO의 비상사태 선포에도 이동과 여행 제한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미국 정부가 중국 여행 금지를 발표하면서 지수선물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뉴욕증시 3대지수도 급락하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2주동안 중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미국정부도 이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불안감이 확산됐다.  

또 미국 뉴욕시 퀸즈 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 환자가 발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한 매체의 보도로 이날 한때 뉴욕 전체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시 보건당국과 뉴욕경찰국은 즉각 이 같은 보도를 강력 부인했다.

뉴욕 기반의 매체 뉴욕데일리뉴스(New York Daily News)는 이날 점심 무렵  “뉴욕 퀸즈지역에 있는 뉴욕경찰서(NYPD) 8개 구역은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가능성이 있는 앰허스트 병원을 방문할 경우 조심해야한다고 경고했다”면서 “뉴욕 퀸즈지역 엠허스트 병원에서 환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에 대해 뉴욕경찰국(NYPD)이 퀸즈지역 경찰들에게 예방조치를 취하도록 경고했다"고 전했다.

뉴욕 보건당국은 즉각 성명을 내고 "뉴욕시내 어디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력 부인했다. 보건당국의 크리스토퍼 밀러 대변인은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엠허스트 병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중국에서만 200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서도 이날까지 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뉴욕시에선 아직 공식적으로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엇갈리며 투자자 불안심리에 큰 도움이 안됐다. 유로존의 지난해 연간성장률은 1.2%로 2013년이후 6년만의 최저치를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반영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는 전월대비 0.3% 증가하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12월 개인소득은 전월대비 0.2%증가하면 시장예상치 0.3%증가를 밑돌았다. 공급관리협회가 발표한 시카고 1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2.9로 전월(48.2)보다 큰폭으로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 48.5보다 훨씬 밑돌았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경제 성장률 하향 가능성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도 타격이 불가피하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성장률이 1분기에 0.4%포인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은 이날 1분기의 충격은 2분기에 대부분 회복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0.05%포인트 가량의 악영향만 예상되지만, 미국 내 감염 등이 증가할 경우 경제에 미칠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 타격 우려가 지속되며 속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전일 대비 0.58달러, 1.11% 내린 배럴당 51.56달러로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기준 브렌트유도 0.71달러, 1.24% 하락한 배럴당 56.52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