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삼성SDI, 유럽 현지법인 증설과 함께 외형확대 기대

LG화학, 조기에 확보한 수주 대응…공급물량 확보 집중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이 올 초 구체적인 전기차 로드맵을 제시한 가운데 국내 2차전지 제조사들의 신규 수주 물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수주 물량 증가에 맞춰 올해도 북미지역과 유럽지역 해외 공장 증설을 비롯해 설비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의 연초 사업 투자 계획 역시 중대형 전지 부문에 집중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석유화학 부문에서 정제마진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지부문의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 사업 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삼성SDI도 자동차 전지공급 확대를 계획한 동시에 에너지안전장치(ESS) 안전성 강화 조치를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 배터리 3사, 적극적인 수주 활동…투자자금 확보 전망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지난해 적극적인 수주활동과 대규모 증설 추진으로 생산능력이 늘어나고 있다. 배터리3사는 올해도 배터리 중심의 투자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 LG그룹 건물외관

LG화학은 지난해 전지셀라인 증설과 전극라인 증설을 위해 8050억원의 투자를 진행하면서 공모채 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조달을 확보했다.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 가운데 출하량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수주 대응을 위한 공급기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상반기 1조원의 회사채와 15억6000만달러(약 1조8603억원) 그린본드를 발행하면서 배터리 수주물량을 대응했다. 지난해 상반기 LG화학은 볼보 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돼 모듈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되는 배터리를 수주 받았다.

또한 상반기에 중국 로컬업체인 지리(吉利) 자동차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고 2021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LG화학은 화학 소재 기업인 벨기에 유미코아(Umicore) 기업과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해 유럽지역 물량을 크게 확보했다. 수주 물량은 12만5000톤 규모로 올해까지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LG화학은 한국과 중국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운영중이며 폴란드의 양극재 공장은 올해 말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올해부터 한국과 중국 공장을 통해 유미코아에 양극재를 공급하고 2021년부터는 폴란드 현지에서 바로 공급하도록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미국 GM(General Motors)과 자동차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장기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LG화학은 15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배터리3사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중기적 투자자금 수요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좌측부터 SK서린빌딩, 삼성 서초동 본사 건물외관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전지부문 외형 확장을 기대중이다. 특히 삼성SDI는 유럽지역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헝가리에 위치한 현지 공장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SDI관계자는 “올해는 전기차 시장확대에 따른 전지사업 중심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차 중심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나 LG화학보다 사업을 늦게 진출해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 헝가리에서 공장 증설이 확대중인 삼성SDI는 올해까지 32GWh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는 약 130GWh확보를 목표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수주 물량 증가에 맞춰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과 헝가리에 공장을 완공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설비를 이어갈 방침이다. 올 초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는 배터리 분야를 재활용까지 전과정에 걸쳐 플랫폼화를 만들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생산설비가 위치한 증평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공장에서 추가 증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 현지법인에 추가되면서 2022년까지 6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3사의 이같은 투자 확대는 일시적인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져 영업실적이 당분간 크게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배터리 시장과 수주물량 경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도 투자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반기 외부 자금조달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3사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자금조달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