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란히 발표된 가운데, 삼성전자 폰사업은 무난한 흐름을 보였으나 LG전자 폰사업은 여전히 험로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새로운 반등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같다.

▲ 갤럭시S10이 공개되고 있다. 출처=삼성

무난과 험로의 차이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 & Mobile Communications)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24조95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연간 성적으로 보면 10조원 영업이익은 무너졌다. 갤럭시노트7 발화 당시인 2016년 10조8000억원보다 낮은 9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5G 시대가 시작됨과 동시에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을 비롯해 갤럭시 폴드까지 출시했으나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벽이 무너진 점이 눈길을 끈다. 중저가 라인업에 대한 강력한 투자가 전체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갤럭시A 시리즈를 중심으로 다수의 중저가 라인업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상반기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10이 생각보다 낮은 판매고를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저가 라인업이 늘어나면 시장 점유율 방어에 효과적이지만 원가비용이 올라가고 수익구조가 악화된다는 측면에서, 또 갤럭시S10 판매 부진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의 패착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지난해 폰사업 전체를 보면 무난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매출 자체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에 돌입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업황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삼성전자 폰사업은 나름의 선방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LG전자 폰사업은 지난해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2035억원, 2분기 3130억원, 3분기 1612억원, 4분기 3322억원 등 총 1조9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분기와 4분기 신제품이 출시됨과 동시에 마케팅 비용이 대거 들어가며 영업적자가 커지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의 1조5000억원 수준 대규모 손실까지 겹친 가운데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 행진이 이어지자 당황하는 기색이다. 생활가전이 여전히 선방하고 있으나, 특히 MC사업본부의 어려움에 따른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과 함께 두각을 보이던 북미 시장에서의 존재감 약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중저가 라인업이 늘어나며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결국 마케팅 비용 증가, 시장 존재감 약화, 중저가 라인업 등장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라는 삼중고가 이어지고 있다.

▲ LG V50S 씽큐 체험단. 출처=LG

올해 반등할까
삼성전자는 올해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동력을 창출한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현지시간 2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연다. 이 자리에서 갤럭시S20을 비롯해 갤럭시Z 플립 등 다양한 라인업을 공개한다.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로 무장한 갤럭시S20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확실한 한 방을 노린다는 각오다. 또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까지 적절히 배합해 5G 시장 전체를 노린다는 각오다.

노태문 사장의 등판으로 삼성전자 IM부문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노태문 사장은 휴대폰 영역에서 20년을 보낸 베테랑이다. 휴대폰 사업의 성장을 이끌면서 갤럭시 신화를 만들어 온 장본인으로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갤럭시 신화의 부흥을 위해 꼭 필요한 인사라는 점에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가 갤럭시 신화의 전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는 MWC 2020에서 LG V60 씽큐를 공개한다. 나아가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을 가동하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로드맵을 구상할 전망이다. 다만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반등 포인트를 보여주지 못하면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