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에 진열된 수제 맥주. 사진=CU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편의점 업계가 국산 수제(手製) 맥주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맛과 높은 품질 등 개별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출 수 있고, 바뀐 주세범, 일본 맥주 수요 급감 등 시장 환경도 좋아서다.

2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산 수제 맥주 시장에 할인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맥주 값에 붙는 세금이 ‘양’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변경되면서 고급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다. 이에 각 편의점들은 ‘4캔 1만원’ 프로모션 등 공격적 판촉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선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2월 수제맥주 12종을 출시하고, ‘4캔 1만원’ 프로모션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GS25 역시 동일한 행사를 내달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 업계 1위와 3위가 할인에 돌입할 경우 CU, 미니스탑, 이마트24도 할인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제 맥주의 종류도 늘었다. CU에서 다루는 수제 맥주는 현재 12종에 달한다. GS25와 미니스톱도 오는 2월 중 10종의 수제 맥주를 진열대에 올릴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말까지 12종의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올 상반기까지 전체 상품 수를 15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있다.

▲ 세븐일레븐이 올 상반기까지 판매하는 수제 맥주 종류를 15종으로 확대한다. 사진=세븐일레븐

◆ '노재팬' 영향…日 맥주 빈자리 수제 맥주가 채워

올해 1월 1~26일까지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된 국내 수제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221.8%) 급증했다. CU가 올해 1월 1~7일까지 판매한 수제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5배 늘었다.

GS25에서 팔린 전체 캔맥주(500ml대캔 기준) 매출 중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구성비는 2018년 2.1%에서 2019년 7.0%로 대폭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구성비 역시 2018년 2.5%에서 2019년 7.5%로 올랐고, 올해 현재는 9.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제 맥주의 매출 증대는 ‘노재팬’ 영향으로 일본 맥주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수제맥주 지난해 7월 전년비 매출 신장률은 159.6%를 기록했고 ▲8월 200.4% ▲9월 207.1% ▲10월 284.9% ▲11월 290.1% ▲12월 306.8%등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수입 맥주 점유율 1위를 달리던 일본 맥주 판매는 큰 폭으로 줄었다. 2018년 7830만 달러에 이르던 수입액은 지난해 3976만 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수준으로 줄었지만 수제맥주는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띄게 높다"라며 "주세법 개정으로 가격경쟁력이 커졌고, 다양한 차별화 요인이 있는 만큼 수제 맥주 시장은 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3캔 9400원' 등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이뤄지면서 수제 맥주 판매가 크게 늘었다"라며 "다양한 맛에 가격 할인 요인이 더해진 만큼 올해 주류시장 최대의 화두는 수제 맥주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