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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라임 사태에 지친 투자자들, 카카오증권 환호?"비상하는 테크핀 기업, 기존 업계에 대한 불신 먹고 자란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2일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사실상 승인했다.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달 5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카카오페이는 증권업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네이버 및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등 많은 테크핀 기업들도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크핀 기업들의 진격전이 매서운 가운데, 업계에서는 그 동력 중 하나로 기존 업계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불편하고 고리타분함을 걷어낸 테크핀 기업들의 등장으로 대중은 기존 업계에 대한 불신의 분노를 마음껏 쏟아내며 '대안'을 찾은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라임 사태로 국내 증권업계가 요동치는 가운데 카카오의 시장 진출에 투자자들이 환호하는 행간을 읽을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이 기술에 대한 믿음, 나아가 비전이다.

▲ 테크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출처=갈무리

무서운 진격전
카카오는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되어 경영권을 확보했다. 바로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됐으며 이번 인수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삼아 젊은층을 노리려는 포석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는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등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서민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이번 인수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 금융 플랫폼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온 카카오페이가 본격적인 금융 비즈니스로 나아가는 첫 행보”라며, “역량 있고 발전 가능성 높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여러 제휴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여 사용자들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차별화된 금융 라이프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야심찬 행보가 이어졌으나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으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시 과정에서 계열사 현황을 누락, 벌금 1억원 약식기소 판결을 받으며 스텝이 꼬였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행보에도 부담을 줬다. 그러나 지난해 5월에 이어 11월 2심에서 무죄가 나며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도 탄력이 붙었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을 통해 최종병기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하는 젊은 증권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자산관리까지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고,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역량을 가감없이 발휘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도 쾌속행진이다.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 1인자가 되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요인은 네이티브 앱 등을 동원한 간편한 사용자 관리 및 모바일 온리 등 탁월한 로드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지난 8월 개발자 컨퍼런스인 if kakao에서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는 “모바일과 기술이 지금의 성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서 "국민은행과 같은 메이저 은행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방의 중견급 은행 수준에는 도달했다"고 자평했다.

정 CTO는 “언제나 소지할 수 있고 이동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모바일의 특성”이라면서 “모바일 시대의 은행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모바일의 특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정 CTO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10분의 긴 콘텐츠를 바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분절해 1편과 2편을 먼저 공개하고 시간을 둔 상태에서 3편을 공개, 이어 나머지를 소셜확장 전략으로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모바일의 정확한 특성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PC의 보완재로 모바일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모바일을 전제로 뱅크 4.0 시대를 준비했다”면서 “오픈전부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 출처=카카오

네이버도 눈부신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 외 모든 금융 부문을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네이버페이 CIC 분사 결정을 내렸고, 11월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은 상황에서 네이버에서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영역 등을 총괄해온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신설법인의 대표를 맡았다.

통장 서비스에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 다만 금융사와 제휴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예적금 서비스를 운용해 체력을 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계에서는 네이버와의 물밑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네이버페이의 성장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의 커머스 경쟁력이 커질수록 이와 비례해 상승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커머스 전략과 엄청난 시너지를 낸 바 있다. 자연스럽게 양질의 데이터가 모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네이버파이낸셜은 커머스 기반의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네이버의 기본 전략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침투하는 한편 셀러들까지 묶어내는 네이버페이의 존재감을 무기로 삼아 양질의 데이터를 운용해 특화형 금융상품을 내는 방향성이 유력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커머스 본능, 네이버페이의 무기화,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을 통해 기존 은행의 역할도 조심스럽게 넘보는 한편 결제에 방점을 찍어 ‘돈’이 나오는 금융 상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발족 초읽기에 들어간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도 매서운 행보다. 지난해 8월 홍콩의 투자사인 에스펙스 및 클라이너퍼킨스 등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6400만달러(약 77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약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투자를 주도한 에스펙스의 에르메스 리(Hermes Li) 대표는 “금융 서비스 시장의 큰 규모와 성장성은 물론 모바일 금융 분야에 있어 토스의 선도적 지위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토스팀이 토스 서비스를 앞으로 더욱 통합적인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단기적으로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을 대상으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초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통해 혁신을 꿈꾸는 방향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증권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으로의 진격도 예상된다.

지난해 12월에는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사업부문(PG) 인수에 관한 주식매매계약 (SPA)을 맺기도 했다. 현재 PG 시장은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가 시장의 60%를 장악한 빅3 체제다. 여기서 토스는 송금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아우르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PG 인프라까지 품어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물론 토스의 목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니라 말 그대로 '모든 모바일 금융 인프라'며, 여기서 PG와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송금과 보험 등은 부차적인 수단일 뿐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와 싸우면서 PG에서는 KG이니시스와 NHN한국결제서비스와 싸운다. 여기에 규모의 경제만 이뤄지면 모든 게임은 끝난다. 당연히 현재의 오픈뱅킹 정책도 토스에 큰 힘이 되어줄 전망이다.

▲ 이승건 토스 대표. 출처=비바리퍼블리카

테크핀 시장의 팽창은 일종의 대세가 되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가입자는 총 1억7000만명(서비스 중복 포함)이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오프라인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3조200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테크핀 시장 투자는 405억달러에 이르며, 투자 규모 연평균 증가율만 무려 67%다.

이런 상황에서 IT와 금융의 만남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이 최근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Singtel)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디지털 뱅킹 라이선스 취득에 나서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그랩은 우버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밀어낸 모빌리티 기반 기업이지만 2016년 그랩페이월렛(GrabPay wallet)을 출시하고 2018년에는 그랩 파이낸셜 그룹을 설립하며 결제, 리워드, 대출, 보험 솔루션을 제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루벤 라이(Reuben Lai) 그랩 파이낸셜 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이제는 높은 접근성과 투명성, 가격 합리성 및 다양한 뱅킹,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정한 의미의 고객 중심 디지털 은행을 설립할 차례”라면서 “강화된 개인맞춤 서비스로 고객의 저축 증대를 통한 재산 형성에 기여하고, 매끄러운 거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간편결제를 기점으로 만나기도 한다. 결국 ICT 기술의 진화가 결제 및 돈의 흐름을 넘어 금융 전반을 노리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처럼 암호화폐를 통한 새로운 실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캐시리스' 시대의 비전과도 연결되어 있다.

▲ 카카오페이. 출처=카카오

강력한 동력은?
테크핀 시대가 확장일로를 걷는 이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왜 대중들은 테크핀 기업에 환호할까.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는 지난해 개발자 회의에서 기존 은행의 앱과 카카오뱅크의 등장, 이어 카카오뱅크에 자극을 받아 앱 구성을 바꾼 기존 은행의 앱을 시간순서대로 보여주며 “많은 은행 앱들이 이전에 복잡한 콘텐츠, 기능에서 단순하게 바뀌었다. 카카오뱅크로 인해 국내의 디지털 금융 경제력이 상승하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기술을 바탕으로 편리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창출했다는 뜻이다.

이는 역으로 기존 금융권들이 편리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정 CTO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10분의 긴 콘텐츠를 바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분절해 1편과 2편을 먼저 공개하고 시간을 둔 상태에서 3편을 공개, 이어 나머지를 소셜확장 전략으로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기존 방식과는)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술 중심 DNA가 작동하며 기존의 엉덩이 무거운 금융권이 해내지 못한 일들을 현실로 구현했다는 자평이다.

다만 오픈뱅킹 시대가 열리며 기존 금융권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올해 화두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하이 테크놀로지(High Technology)를 강조하는 한편, 다수의 금융권 CEO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장하고 있다. 아예 선불카드, 결제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보유한 스타벅스를 경쟁자로 설정한 금융권 CEO도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회사마저 금융회사의 경쟁상대"라며 "스타벅스는 규제 받지 않는 은행"이라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이 새로운 테크핀 기업들 수준의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점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국을 흔들고 있는 라임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지며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라임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대신증권도 고소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라임자산운용은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환매연기 규모가 1조7000억원을 넘기지는 않는다"면서 사태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논란은 끝없이 증폭되고 있다.

이 외에도 주로 증권사를 통해 터지는, 잊을만 하면 벌어지는 대형사고에 투자자들은 심신이 지쳐있는 상황이다. 그 연장선에서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통해 증권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파괴적이고 신선한 충격을 안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테크핀 기업들이 기술이라는 무기와 함께, 기존 금융업계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틈을 노려 상당한 존재감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1.23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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