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증권과 보험, 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1위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지켜냈다. 신한지주는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 비은행부문의 이익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KB금융지주와 격차도 더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3위 싸움은 비이자이익 부분에서 강세를 나타낸 하나금융지주가 차이를 더 벌릴 전망이서 3위 굳히기에 본격 돌입하는 모습이다.

◇ 1등 금융그룹 대결...신한금융 2년 연속 KB에 승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지난해 3조4450억원으로, KB금융지주(3조3307억원)을 소폭 앞서며 2년연속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확고히 할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008년 이후 약 9년간 업계 1위를 유지해오다 2017년 상반기 KB금융에 처음으로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내줬다. 

이후 2018년 4분기부터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은 신한지주가 1년 넘게 리딩그룹 지위를 수성하고 있다.

1, 2위간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2018년 순이익 차이가 약 9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500억원 수준까지 벌어졌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3위 싸움도 치열한 가운데 하나금융의 부동의 3위 굳히기가 확실시 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4320억원의 순이익으로 우리금융(1조9590억원)을 크게 앞설 전망이다.

3, 4위간 순익 격차는 다시 큰폭으로 벌어졌다. 2018년 양사간 차이는 하나금융(2조2410억원)이 우리금융(2조190억원)과의 차이는 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그 차이가 5000억원 가까이로 두배이상 벌어졌다.

▲ 출처=에프앤가이드, 대신증권

◇ 신한·KB 희비 가른 요인은...비이자이익, 카드사 차이

KB금융은 지난해 이자이익이 9조1760억원으로 신한지주(7조9160억원) 대비 월등했지만 최종 순이익은 신한이 1100억원 앞설 전망이다.

양사의 실적을 가른 요인은 바로 비이자이익 부분이다. 신한지주의 비이자이익은 약 3조원으로 KB금융(2조1330억원)과의 차이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카드사간 대결에서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간 격차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111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민카드 순이익(2510억원) 대비 1600억원 많다. 

카드를 제외하면 다른 계열사들은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소폭 앞섰다. KB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247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2021억원)보다 많았다.

보험사 간 실적에서도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이겼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399억원, KB생명보험은 182억원을 거둬 KB금융그룹 산하 보험 계열사 실적은 총 258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같은기간 신한생명이 1098억원, 오렌지라이프가 1251억원으로 총 2349억원을 시현했다.

◇ 우리금융, 하나금융의 싸움…3위 굳혀가는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가 잘 갖춰진 하나금융에 우리금융이 밀리는 모양새다.

이자이익 부분에선 우리금융이 앞섰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5조8320억원으로 하나금융(5조7620억원)보다 많았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8630억원으로 하나금융(1조929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나금융이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카드 등 증권과 보험, 카드 부분에서 주요 계열사를 갖춘 반면, 우리금융은 아직 종합금융그룹이라고 불리기엔 미약한 모습이다.

신한과 KB에 비해 비이자이익 강화에 나선 양사는 4분기 비이자이익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 때문에 상품 판매 수수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은 4분기 396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423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비이자이익도 2018년(1조9370억원) 대비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도 4분기 2390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2018년(1조1120억원) 대비 22.3%(2490억원) 감소한 8630억원에 그쳤다.

▲ 출처=에프앤가이드, 대신증권

◇ 올해 금융지주사, M&A로 비이자이익 강화 승부수

금융지주사들은 공통적으로 DLF 관련 이슈로 금융상품판매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한 취약부분 강화 등으로 안정적 이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 신한금융투자 증자 등으로 올해 이익 증가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렌지라이프 이익 추가 반영분 1000억원은 2020년 이익증가에 여전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최근 사모펀드 관련 이슈로 신한금융투자의 발행어음 인가 여부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알짜 생보사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KB금융은 그동안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밝히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기존 KB생명과 함께 업계 상위권를 노릴 수 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M&A로 비이자이익 부문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외형 확대나 M&A로 비이자 부문의 이익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도 "롯데카드, 국제자산신탁에 이어 아주캐피탈까지 편입될 경우 3사에 의한 우리금융지주의 연간 지배주주 순이익 증분은 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이는 긍적적인 요인이나 지주 전환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추가적인 M&A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