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롯데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과거의 일이라면 그것이 비록 성과라고 할지라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롯데그룹(이하 롯데) 신동빈 회장은 1월 1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0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현재 직면한 위기에 맞서기 위한 의식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 롯데 각 계열사의 사장단, BU 및 지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이사들 앞에 선 신동빈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라면서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그룹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 부문과 화학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뿐 아니라 기타 다른 부문의 성장도 둔화됨에 따른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신 회장은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라면서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의 심각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현재도 그러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고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라면서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은 모든 사업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해 달라”며 대표이사들에 대한 당부를 마무리했다.

롯데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 VCM을 열고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 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2020 상반기 VCM에서는 2020년 경제 전망, 2019년 그룹사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등이 공유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롯데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롯데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