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위탁생산(CMO)에 이어 의약품위탁개발(CDO) 사업에서도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위탁생산(CMO) 글로벌 1위에 이어 의약품위탁개발(CDO) 사업에서도 최고 기업이 될 것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CDO 사업은 연구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바이오텍과 계약에 따라 협업을 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을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과 상생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사례를 통해 이미 실행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글로벌 제약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해 2년 연속 메인 행사장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전략이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DO 경쟁력 강화 박차

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CDO 사업팀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윗콤 호텔에서 “CMO 부문 글로벌 넘버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 글로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1위 기업 TSMC처럼 글로벌 바이오 생산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에 지난 2018년 진출한 후 이날까지 45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2년 동안 20개 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비중이 75%에 이를 정도로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30개 기업과 40개 제품 CDO에 대한 미팅이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DO 사업의 경쟁력으로는 가격경쟁력, 최고 품질 및 생산능력(CAPA), 원스톱 서비스, 고객 만족 등이 꼽힌다.

양은영 팀장은 “한 곳에서 세포주 개발부터 공정 개발, 임상 물질‧상업화 물질 생산, 완제의약품(DP), 품질 테스트, 임상시험수탁(CRO)까지 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견줄 만한 글로벌 CMO 기업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료 및 제약바이오 선진국에서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캐나다 연방 보건부(HC) 등으로부터 총 47개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가 중시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과의 이익을 극대화해 윈윈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은영 팀장은 “CMO와 달리 CDO는 시간싸움”이라면서 “신약을 누가 더 빨리 개발해서 시장에 진출하는가가 걸려있으므로 한달, 두달 차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 타임라인을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의약품(DS) 생산까지 11개월,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까지 14.5개월로 줄였다. 기존에는 IND까지 18개월이 필요했다.

양 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른 CMO 기업과 달리 CDO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1000L 바이오리액터를 4개 보유하고 있고 1만 5000L도 갖고 있어 연구부터 임상, 제품생산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면서 ”IND까지 걸리는 시간은 향후 9개월 가량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콘'을 도입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세포주 개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첨단 장비인 ‘비콘(Beacon)’도 도입됐다. CDO 서비스를 위한 세포주 개발에 사용되는 장비인 비콘 플랫폼 장비를 통해 개발에 드는 시간과 인력을 절감할 수 있게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부터 세계 최초로 3년 연속 CMO 리더십 어워드에서 전관왕을 수상했다.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을 고객사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CDO, CMO로 이어진다‧한국 바이오텍에 기여 가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향후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개발(CDMO)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목표가 꼽힌다. CMO에 CDO 사업을 더해 안정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CDO 사업이 안정화되면 CMO 계약 수주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CDO 계약은 향후 후속 임상 물질·상업화 물질 생산을 위한 CMO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수주 물량에서 오는 2030년까지 30%, 2035년까지 50%대를 CDO에서 유래한 물량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양 팀장은 ”2021년까지 연간 40개 이상 CDO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캐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을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와 상생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양 팀장은 “CMO를 통해서는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 기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CDO 사업을 통해 한국 바이오텍에 최소한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자부한다”면서 “한국에서도 글로벌 10위권 제약바이오 기업이 최소한 3개는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국 바이오텍이 상생한 예로는 지아이이노베이션과의 계약이 꼽힌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세포주 개발을 의뢰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세포주 개발을 의뢰해 중국에 8억달러 규모 판권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이 지난 2019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메인 행사장서 발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한국기업 최초로 메인 트랙(Main Track)을 배정받은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한국 기업 최초로 ‘그랜드볼룸’을 배정받았다. 글로벌 투자자의 집중을 받을 수 있는 무대에 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랜드볼룸은 약 800석 규모의 대형 발표회장으로 화이자(Pfizer), 로슈(Roche), 존슨앤존슨(Johnson&Johnson) 등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들에게만 배정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에도 그랜드볼룸을 배정받아 2년 연속 메인 행사장에서 발표에 나서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탄탄한 입지와 주요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위상을 인정받은 셈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오는 15일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의 삼성의 혁신과 성장(Innovation and Growth of Samsung in Biologics Industry)'을 주제로 그간의 성과와 올해 목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