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여기는 수요자층이 정해져 있는 지역이니, 매물은 나와도 거래가 활발하게 되는 편은 아니에요" (동부이촌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 

강북 한강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용산구 동부이촌동 부동산에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16대책 이후 동부이촌동 시장은 매도우위에서 매수우위로 바뀌었다. 그러나 물건이 나오기 시작해도 정부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막아 놓으니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살피는 분위기다. 

▲ 용산구 동부 이촌동 공인중개업소들 모습.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동부이촌동 인근에 있는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매물이 조금씩 나오는데, 가격이 약간 빠져서 나온다"며 "현재는 3000만~5000만원 정도 네고(합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부이촌동은 12·16대책 이전까지 매도우위 시장이었는데 현재는 매수우위를 보이는 중이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에는 매도자 매수자 간 가격 조정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며 "가격과 집을 구경하고 나서 마음에 들면 공인중개업소에서 5000만원이라도 깎을 수 있도록 협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맨션아파트가 지금까지 매물이 없었다가 최근 32평대가 26억원에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나와도 사고자 하는 사람이 선뜻 나서지 못한다"며 "대출을 풀어줘야 매수자들이 살 수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부이촌동에는 아직 '급매'라고 불릴 만한 건 거의 없고 호가는 비슷하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한동안 매물이 없다가 최근 매물이 나왔다"며 "그러나 재건축 사업지인 반도나 왕궁, 삼익은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자가 왕궁아파트도 18억원이면 사겠다고 하면서 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동부이촌동의 수요자들은 가격이 조금 더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촌역 인근에 있는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가격이 조금 내려서 나오는 물건이 종종 나온다"고 전했다. 

▲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의 모습(오른쪽).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동부이촌동 정비사업 진행은 아직...

용산구청 주택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동부이촌동에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단지 중 조합이 설립이 된 단지는 한강삼익아파트·한강맨숀·왕궁아파트다. 추진위원회가 있는 건 한양철우아파트·이촌시범아파트·반도아파트·신동아아파트 등은 추진위 주체는 있는데 아직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왕궁맨션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임대 50가구를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재건축 가도에 올랐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이촌역 인근에 있는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조합원들끼리 갈등이 있는 걸로 안다"며 "기부채납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고 기부채납을 하면서 진행하겠다는 사람들도 아직 있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사업은 지금 진행하는 것보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진행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한강삼익 아파트는 그대로 재건축을 진행할 거 같은데 한강맨숀 같은 경우 늦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용산구청 주택과에 따르면, 한강삼익아파트는 지난해 4월 건축심의가 통과돼 재건축 준비를 시작했다. 사업시행인가 진행 예정으로 아직 사업시행인가 신청은 들어오지 않았다.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는 분이 부동산 자산이 조금 있는데 소득이 없다"며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만 2500만원을 냈는데 내년에는 더 내야 하는데 대출도 안되니 고민이 많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촌역 근처에 있는 아파트 단지들은 15억원 이상이라 여기부터 시세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호가가 빠르게 상승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호가가 조정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실거래 가격대가 어느 정도에 형성이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