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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미래전망] 미국의 이란 공격과 2020년 국제 경제 전망

2020년 신년 벽두 미국의 이란 공습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제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자국을 위협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으며, 구체적 증거를 가지고 행동을 개시하며, 치밀한 준비로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해낸다는 사실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행동은 적성 국가에 위협이 될 것이다.

미군 당국은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배경과 관련해서,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지역 내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한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것뿐 아니라, 솔레이마니가 워싱턴 DC에 대한 공격까지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미국 당국은 이번 작전 수행과 관련, 정보의 정확성도 강조했다.

미국 당국의 주장대로, 솔레이마니가 미국 심장부 워싱턴DC까지 노린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제거 작전은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의 이번 제거 작전은 미국의 심장부를 겨눈 테러 기도에 대한 ‘응징’임과 동시에, 조만간 실행될 테러를 사전에 막기 위한 선제공격 차원이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은 자국 경계는 강화될 것이 틀림 없다.

미국의 중동 국가의 공격에 두려움을 갖는 것은 2001년 9.11 사태 때문이다. 알카에다 소속 테러리스트들이 납치한 비행기로 뉴욕 맨해튼의 옛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는 테러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종교로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미국은 그때 약 3천 명이 희생되었다.

미국의 공격에 대해,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하고 있다. 분위기상으로는 미국과 이란 간에 군사적 충돌 위기가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공격이 미국민 보호를 위한 ‘정당방위’였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워 그 정당성을 부각하고 나서고 있다.

이란의 보복 다짐과 원자재 상승 가능성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격 후인 지난 1월 3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강력 반발한 것이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솔레이마니의 빈소를 방문해서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하느냐”는 솔레이마니 딸의 질문에, “우리 모두다. 이란 모든 국민이 선친의 복수를 할 것이다.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답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지난 1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은 오랜 기간 오직 골칫거리였을 뿐이었다”며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 놓았다”고 밝혔다. 52곳의 의미는 40년 전 이란이 오랫동안 인질로 잡은 52명의 미국인 수를 뜻하는 것이다.

▲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아파 시위대가 미군의 이란 공습을 규탄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뉴시스

이란의 보복과 미국의 응전 소식에,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금 등 안전자산 값도 뛰었다. 양국 갈등이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2019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미중 무역갈등이 겨우 잠잠해지고, 미국과 중국 사

이에 가까스로 ‘1단계 무역협상’ 합의가 이루어지려는 시점에서, 새로운 경제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석유 가격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이란의 핵 합의 탈퇴 선언과 시장 반응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표 하루 뒤인 지난 1월 5일, 이란 정부는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 등의 제한을 더 이상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는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 등 JCPOA에 명시한 규정을 존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란이 핵농축 활동을 계속하겠다며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2015년 7월, 이란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과 ‘이란 핵합의’를 타결했다. 이란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기로 했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그런데 2018년 5월 이란은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깼다. 그러자 미국은 경제 제재를 선언하며 강력히 압박했고,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되었다. 이후 이란은 미국과 갈등관계를 지속했는데,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공격한 것이다.

이란이 ‘핵합의’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서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이 미디어 포스트는 이란이 그 어떤 미국 국민이나 목표물을 공격하면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하리라는 점을 미 의회에 통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란의 핵합의 탈퇴 선언과 미국의 반격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그리고 시중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유가가 배럴당 4% 가까이 급등하자, 전문가들은 60달러 대인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가능성과 국제 경제 전망

이제 미국과 이란의 미래는 이란의 결정에 달렸다. 과연 이란이 어떻게 보복할 것일까가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면, 미국도 즉시 반격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을 제외한 ‘이란 핵합의’ 서명국가들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드러나게 나서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이 이란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국가들이 가진 경제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유럽 국가 영국, 프랑스, 독일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을 반기지 않는다. 전쟁이 불러올 유가 상승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가가 상승하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전개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은 엄청난 양의 셰일 오일을 가지고 있다. 이미 미국은 오페크를 대체하는 시장 조정자로 등장한 지 오래이다. 따라서 미국이 시장을 흔들게 되면, 세계 석유 시장은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흘러갈 수가 있고, 러시아까지 끌려갈 수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강력한 파상공세를 감내한 중국은 급속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가까스로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체결하기 직전인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벌인다면, 중국발 금융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미국을 제외한 ‘이란 핵합의’ 서명국가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은 이란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알고 솔레이마니 공격에 나선 것이다. 세계 경제공황까지 불러올 수 있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반기는 나라는 없다.

이성민 미래전략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1.07  17: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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