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게이츠가 투자한 스타트업 헬리오겐(Heliogen)이 인공지능과 거울을 사용해 태양의 힘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열을 발생시키기는 기술을 발명했다.    출처= Helioge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비밀스럽게 투자해 온 스타트업이 지구를 구하기 위한 태양열 이용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클린 에너지 기업 헬리오겐(Heliogen)이 인공지능과 수 많은 거울을 이용해 섭씨 1000도 이상의 극열을 발생시킬 정도로 햇빛을 많이 반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태양열 오븐의 개발

헬리오겐은 태양 표면 온도의 약 4분의 1까지 도달할 수 있는 이른 바 태양열 오븐을 개발했다.

할리오겐의 획기적인 개발은 시멘트, 철강, 유리를 만들거나 기타 산업 공정에 필요한 극도의 열을 발생시키기 위해 응축된 태양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소위 클린 에너지 혁명으로도 도달할 수 없었던 고탄소 배출 영역인 중공업 분야에서 탄소 없는 햇빛으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헬리오겐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빌 그로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화석 연료보다 훨씬 저렴하고 이산화탄소도 배출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성배"라고 말했다.

억만장자 로스엔젤레스 타임즈(Los Angeles Times)의 소유주 패트릭 순시옹도 헬리오겐에 투자했는데, 그는 이 특허 기술이 산업계의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예를 들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시멘트 공장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를 차지하고 있다.

헬리오겐 이사회 위원이기도 한 순시옹은 "빌 그로스와 그 팀 덕분에 우리는 이제서야 태양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류에게 그 잠재력은 엄청납니다. 기업에 대한 잠재력은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기 위해 옥상 패널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태양열 발전과는 달리, 헬리오겐은 이른바 응축 태양열 발전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거울을 이용해 태양을 한 점으로 반사시키는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응축 태양열은 과거에도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된 적이 있고, 비록 제한적 방식이긴 했지만 산업용 열 생산에도 사용되었다. 오만(Oman)에서는 석유를 시추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응축 태양열이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의 응축 태양열 기술은 시멘트와 강철을 만들 만큼 뜨거운 온도를 얻지는 못했다.

과거에 응축 태양열 기업에 자문한 적이 있는 클린 에너지 투자은행 그린테크 캐피털 어드바이저스(Greentech Capital Advisors)의 올라브 준틸라 파트너는 "과거의 기술은 포화온도 이상의 초과열(super-heated) 시스템에는 제대로 공급할 수 없는 기술에 그쳤다"고 말했다.

▲ 베일에 싸여 있던 클린 에너지 기업 헬리오겐(Heliogen)이 개발한 태양열 시스템은 섭씨 1000도 이상의 극열을 발생시켜 그동안 클린 에너지로 도달할 수 없었던 고탄소 배출 영역인 중공업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Heliogen

인공 지능을 이용해 기후 위기를 해결한다

그것은 재생에너지가 아직 시멘트나 철강 같은 산업 공정에까지 사용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산업에도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욕구가 여전하다. 예를 들어 시멘트는 집, 병원, 학교를 짓는데 필요한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미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이들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이 세계 최고 부자인 마이트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다.

게이츠는 "빌 그로스의 새로운 태양광 응축 기술의 초기 후원자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멘트, 철강 공장 같은 공정에 필요한 고온에 이를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언젠가 화석 연료를 전면 대체할 수 있다는 매우 희망적인 발전입니다.”

다른 응축 태양열 회사들이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강철을 동원해 온도 문제를 해결하려 한 반면, 헬리오겐은 인공지능에 눈을 돌렸다. 헬리오겐은 컴퓨터 시각 소프트웨어, 자동 윤곽 검출(edge detection) 등 기타 정교한 기술을 사용해 수 많은 거울이 한 지점으로 태양 광선을 반사하도록 훈련시킨다.

이 획기적 기술을 개발한 그로스 박사는 "거울 1000개를 한 점에 정확히 맞추도록 정렬시키면 극도의 고온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헬리오겐은 이 기술이 궁극적으로는 대규모로 청정 수소를 만들 수 있는 많은 열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가 전혀 없는 수소는 트럭과 비행기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청정 수소를 만들 수 있다면, 그건 완전히 획기적인 사건(game changer)이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청정 수소 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 헬리오겐은 산업 회사들에게 태양열 기술로 투자를 전환하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출처= Heliogen

무료 연료(햇빛)를 사용한다

현재, 헬리오겐은 태양에 전념하고 있다. 태양열의 한 가지 문제는 태양이 항상 빛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시멘트 제조업체 같은 산업들은 열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헬리오겐은 비가 오는 날에도 태양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저장 장치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돌파구를 마련한 만큼, 헬리오겐은 시멘트 산업 등 대규모 용도에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경주는 시작됐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규모를 확장하고 싶을 뿐입니다."

일단 대규모 산업 적용에 성공하면 헬리오겐은 회사를 상장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순시옹은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헬리오겐은 규모를 늘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건강한 자본이 필요하다. 현재는 사모를 통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순시옹은 헬리오겐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것은 여러분의 자녀들과 제 자녀들, 우리의 손자 손녀들에게 실존적인 문제입니다."

헬리오겐의 가장 큰 도전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산업체들을 설득해 전환에 필요한 투자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로스 CEO는 이미 잠재 고객들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첫 고객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회사에 가서 이산화탄소 없는 청정 열을 제공하면서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해 주면 그들의 결정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지요.”

할리오겐의 최대 셀링 포인트는 석탄, 석유, 천연 가스 같은 화석 연료와 달리 햇빛은 무료라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 기술은 이미 화석 연료에 비해 경제적이고 비교 우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