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차기 IBK기업은행장 자리에 기업재정부 출신의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관치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윤종원 행장의 3일 첫 출근을 노동조합이 막으며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소위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가 현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이후 세차례 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맞아 인사관행을 비롯해 내실을 다져왔다고 여겨졌지만 이번 인사발표로 또다시 모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모피아는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무관료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관료출신들이 금융기관 수장 자리에 오르는 경우 금융권의 ‘비전문성’으로부터 오는 업무상 소통결함 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보은성 낙하산’이 관행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여전히 보은성 나눠먹기식 낙하산 인사가 관행으로 지속되고 있다. 일반 공공기관의 경우 주요 기관장에 낙하산 인사가 허다하다. 그렇지만 국책은행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일반 공공기관보다 문제가 크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정부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업무적인 부분은 시중은행과 다르지 않다.

기업은행은 은행의 핵심이익인 순이자마진(NIM)관리를 비롯해 자본건전성(BIS총자본비율)을 일반 시중은행처럼 관리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수익 확대 측면에서 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다.

다른점은 대출자금을 조달을 위해 중금채를 발행하는 점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대출 실행이 일반 시중은행보다 기준의 폭이 넓다는 점이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자생적인 수익 확장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해외 인수합병(M&A)시도 등의 노력이 지속돼 왔다.

기업은행이 중소기업법으로 만들어진 국책은행으로서 정부와 협업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기업은행은 꾸준히 내부 출신 인사를 고집했고 실제로 내부 행장을 맞이했던 10년간 성장성에 대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김도진 행장이 역임한 2016년~2019년 기업은행은 개인고객 1500만명 달성에 이어 기업고객 150만 확보까지 고객기반이 넓어졌고, 3년간 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에 대해 “만족스런 경영실적과 함께 노사와의 관계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획재정부 출신인 현 기업은행 윤종원 행장은 국제통화기금(IMF)상임이사와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역임한 만큼 청와대에서 거시경제를 폭넓게 다룬 경험이 많다고 알려졌지만 은행업 경력은 전무하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노조는 장기적인 성장에 제약이 있을 것이고 조직 내부 인사도 공정성과 투명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는 현 정부가 야당일 당시 낙하산 인사는 보내면 안된다고 낙하산 방지법까지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다시 정부기관 사람을 보낸 것은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선일인 4월 15일까지 이 문제를 놓고 정부를 심판한다며 잔뜩 벼르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총선 시기에 맞물리면 이슈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관치문제에 대해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인사논란이 정권의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업은행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임직원과 은행의 목표가 동일해야 하며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업은행을 비롯해 국책은행은 행장선임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갖춰져야 한다. 그러한 과정이 형성될때 임직원들의 노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