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20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모습. 출처=포스코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를 포스코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던 해라고 평가했다. 또한 올 한해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 지속성장을 이뤄나가자고 당부했다.

2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지난 2019년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철강시황 악화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100년 기업을 향해 포스코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던 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체계적 실현을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모든 경영활동에 있어 준수해야 할 기본 원칙으로 기업시민헌장을 제정 및 선포했으며 100대 개혁과제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완수했다”고 말했다. 

또한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WTP제품 1천만 톤 판매 및 Cost Innovation 2020 추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생산체계 구축 등에 힘입어 경쟁사 대비 양호한 경영실적을 시현했다. 그간 다양하게 추진해왔던 성과공유제, 동반성장 활동 등도 7대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체계화해 포스코 고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토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룹 사업에서는 미얀마 가스전이 최대 생산을 시현했으며, LNG 사업 재편과 O&M 사업 통합 등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사업별 경쟁력 점검을 통해 장기 성장 방향성을 재정립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사업 분야에서는 신성장 도메인을 선정하고, 벤처밸리와 벤처펀드를 두 축으로 벤처플랫폼을 구축했다”며 “또한, 국내외 양·음극재 설비 증설을 지속하는 등 이차전지소재사업도 집중 육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밖에도 사회 영역에서는 1% 나눔재단, 재능봉사단 등 임직원들의 자발적 사회공헌활동 참여가 크게 늘었고, 상생형 어린이집 신설, 청년 취창업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20년 국내외 경제상황은 작년에 이어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정치·경제적 긴장감이 계속되고, 무역·과학기술·금융 등 모든 영역에서 패권 다툼으로 발전해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글로벌 산업 성장세가 꺾이고 수요가 감소하는 피크쇼크(Peak Shock)의 도래도 우려돼 세계 경제성장률은 2% 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국내경제도 내수와 수출 동반 위축으로 2% 초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적 이슈들과 맞물려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경영환경은 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포스코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며 “신(新)모빌리티, 인공지능(AI), 친환경 사업의 개화가 진행되면서 포스코가 집중하고 있는 이차전지소재, 스마트팩토리, 친환경에너지 등의 분야가 신성장동력으로 더욱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새로운 10년을 여는 2020년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현재에 안주하는 이류(二流) 기업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변화와 혁신으로 명문가의 지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가 올 한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회사와 임직원 모두가 글로벌 모범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해야 할 3대 중점 사항에 대해 강조하고 나섰다.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 및 선진적 노사문화 구현 ▲끊임없는 사업의 진화와 핵심사업에 대한 집중 ▲기업시민 경영이념 구현의 핵심인 공생가치 창출 등이다.
 
우선 그는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를 만들고 선진적 노사문화를 구현하기 위해 안전의 시작인 작업표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잠재적 위험 개소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개선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지능형 CCTV, 로봇 등을 활용한 Smart Safety 확산으로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임직원 및 지역주민들의 쾌적한 삶을 보장하고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환경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친환경 생산공정 개선과 부산물의 친환경 자원화 기술 개발에도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롭게 시작한 8-5 근무제의 정착을 통해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가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며, 상생과 협력의 선진 노사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두번째로는 끊임없는 사업의 진화와 핵심사업에 대한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 트렌드 변화에 맞게 지속적으로 사업의 진화를 추구하면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야만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철강사업은 미래 신(新)모빌리티 전환 등 수요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차 대상으로 통합 마케팅 체제를 구축하고, 친환경·프리미엄 강건재 제품은 기존 시장과 차별화를 통해 판매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수시장의 리더십을 강화해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한다. 이를 위해 R&D 활동은 시장지향형 혁신 제품 개발에 집중해 그 어떤 철강사보다도 빠르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생산현장에서는 생산성·품질·원가경쟁력 측면에서 고(高)성과가 예상되는 중점 공장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를 확산하고, 본사 및 해외법인의 품질 보증 체계를 혁신해 글로벌 One POSCO, One Quality 생산체제로 진일보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그룹사 사업은 새롭게 정립한 중장기 성장 방향성에 따라 LNG 밸류체인, 식량사업 등 사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트레이딩사업은 투자 연계형 사업모델을 개발한다. 건설사업은 핵심역량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발전사업은 제도 개편 등을 통한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그리고 그룹 내에 분산돼 있는 물류업무를 통합·전문화함으로써 기존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친환경,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미래 신사업으로 이차전지소재사업은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충 및 마케팅 역량을 제고하고, 차세대 제품 R&D를 강화하는 한편, 이미 확보한 호주 리튬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 자원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국내 기업 최초로 상업생산할 수 있도록 데모플랜트의 성공적 목표 달성과 상용설비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 회장은 또한 기업시민 경영이념 구현의 핵심인 공생가치 창출도 주문했다. 그는 “저성장 고착 국면을 극복하고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혼자 가지 말고 함께 가야한다”며 “고객사, 공급사, 협력사와 더불어 함께 성장할 때 강건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공생가치는 한층 배가될 것”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와 성과공유제 확대 등으로 역량 있는 공급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고, 포스코의 혁신 역량과 스마트팩토리 경험을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지원해 철강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제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협력사와는 공동으로 품질 개선에 나서고, 특허 공여를 통한 기술개발 지원 등으로 역량 강화를 돕는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포스코가 추구하고 있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하기 위한 성공 열쇠”라며 “지난해 체계를 확립한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모든 경영활동의 준거로 삼아 실천함으로써 내재화하고 체질화하여 조직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