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오산시 소재 교촌에프앤비 본사 사옥에 조성된 구내식당의 내부 전경. 출처= 교촌에프앤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교촌은 직원들의 자아실현 및 삶의 질을 높이고, 즐거운 직장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내 복리후생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 중 한 대목이다. 경기 오산시 소재 교촌에프앤비 본사 사옥 내에 마련한 구내식당은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오산IC에 가까워질 때쯤 길가 한 편에 교촌 본사 건물이 눈에 띈다. 치킨업계 주요 경쟁사들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에 비하면 외진 입지다. 교촌 본사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은 평택, 화성 등 인근 지역이나 회사 기숙사에서 지낸다. 출퇴근 시간이 짧지 않다보니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많다.

▲ 1월 2일 교촌에프앤비 본사 구내식당에서 제공된 점심 식단. 출처= 교촌에프앤비

교촌은 2004년 본사 1층에 구내식당을 열고 임직원들에게 하루 세끼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의 ‘밥심’을 채워주려는 취지다. 165㎡ 규모로 한번에 9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내식당에서는 국 한 종류와 밥, 7가지 반찬이 제공된다. 교촌은 단체급식 전문업체에 외주를 맡기지 않고 구내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 교촌에프앤비 구내식당 구성원들이 조리실에서 작업하는 모습. 출처= 교촌에프앤비

교촌 구내식당에서는 국내산 식재료만 사용하고 있다. 좋은 원재료로 만든 음식을 직원에게 제공하려는 취지다. 밥·국·반찬 등으로 구성된 일반 식단 외에도 시리얼, 토스트, 샐러드 같은 간편식도 제공하고 있다. 원재료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 한 끼 당 가격은 7000원으로 중저가 한식 뷔페 수준이다. 교촌은 영양 균형을 고려하는 동시에 임직원들이 선호하는 메뉴에 대한 의견을 사내 게시판으로부터 수렴해 식단을 구성하고 있다.

교촌 구내식당이 운영되는 점엔 ‘사람이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권원강 교촌 전 회장의 기업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교촌 창립주인 권 전 회장은 임직원 배를 곯리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구내식당 조성 과정을 주도했다. 권 전 회장은 청년 시절 노점상, 건설 노동자, 택시 기사 등 직업을 전전하다 경북 구미시에 33㎡ 면적의 치킨집을 처음 차렸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배고픈 나날을 보내는 동안 나중에 회사를 차리면 직원들을 절대 굶기지 않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교촌은 회사 임직원 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이나 가맹점주 교육을 받으러 온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식사를 무료 제공한다. 교촌은 개방된 식당에서 푸짐한 식사를 제공하는 구내 식당이 ‘오산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것으로 자평한다.

김혜선 교촌 총무팀 과장은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장인에게 한끼 식사는 중요한 쉼표”라며 “교촌은 직원 복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직원 식사를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전 회장의 온정이 담긴 구내 식당은 본사 임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족들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지내는 직원들이 구내 식당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교촌에서 식사시간별 평균 구내 식당 이용자를 집계한 결과 아침 100명, 점심 200명, 저녁 80명 정도로 나타났다. 본사로 출퇴근하는 임직원이 23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인원 3명 가운데 1명은 한 끼 이상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셈이다.

야근을 하지 않고도 저녁 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가는 직원도 종종 있다. 귀가해 끼니를 해먹기 번거롭거나 먹고 싶은 메뉴가 식단에 포함돼 있는 등 석식을 먹는 이유도 직원마다 다양하다.

▲ 구내식당 근무자들이 조리하는 모습. 출처= 교촌에프앤비

교촌 구내식당에서 근무하는 김은정 영양사는 “다른 업체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수백~수천명의 임직원들이 한 곳에서 식사하기 때문에 대부분 전문 외주업체의 손에 운영된다”며 “교촌은 영양사, 조리원 등 사내 직원 7명을 통해 구내식당을 자체 운영하며 집밥같은 식사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촌은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매력적인 복리후생 제도의 일환으로 구내식당을 앞세우고 있다. 교촌이 훌륭한 구성원을 영입하기 위해 구내식당을 비롯한 복리후생 제도에 적극 투자해온 점은 성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교촌치킨은 올해 7월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한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17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3391억원으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8년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교촌은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서비스의 수준을 꾸준히 향상시켜 본사 임직원들의 든든하고 건강한 끼니를 책임질 계획이다.

김은정 영양사는 “교촌 구내식당에서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양한 메뉴와 영양가 가득한 음식을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원하는 메뉴를 식단에 적극 반영하고 신메뉴도 꾸준히 개발해 내놓음으로써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