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하던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단기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뉴욕증시의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미국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연말을 맞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다우존스지수는 0.6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8%, 나스닥지수는 0.67% 각각 하락했다. 이에 미국 CNBC 방송은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이달 2일 이후 4주 만에 최악의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면서 큰 폭으로 올랐던 만큼 부담이 커진 것도 주가 낙폭을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S&P500 지수는 4분기 들어서만 9%에 가까운 랠리를 연출했고, 연간 상승률은 30%에 달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연초 이후 30% 급등했다. 미국과 중국의 스몰딜 타결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 여기에 탄탄한 소비 지출과 경기 침체 리스크 해소가 강세장에 불을 당겼다.

이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내달 4일 미국을 방문해 1단계 무역 합의를 마무리한다는 보도를 내면서 미중 무역합의 관련 낙관론은 유지됐다. 다만 이러한 호재에도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의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주가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최대 20%에 달하는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톰 에세이 세븐리포트 설립자는 “오늘 매도세는 4분기 실적이 가장 좋았던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연말을 앞두고 나타나는 일종의 단기 매도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주 시장은 상당한 과매수 상태였다”면서 “연말에 주가를 끌어 올릴 만한 새로운 이슈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는 지나친 평가"라며 "투자자들도 또다시 실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우선 "이번 합의로 미-중 양국이 얻을 경제적인 편익은 예상보다 크지 않아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시킬 여지가 낮은 편"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또한 "미-중 양국 관계가 재차 악화될 여지가 크며, 특히 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그럴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이 보여준 성탄절의 우호적인 태도는 실제로는 긍정적이지 않으며, 이는 2020년 어느 시기라도 부정적 결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렉 영국 FTSE러셀 이사는 "글로벌 경기가 내년 바닥을 찍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글로벌 경제의 강한 반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증시에 커다란 악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말 산타 랠리에 이어 1월 급락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내년 미국 증시에 비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다는 진단도 비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