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전기차 관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전 세계적 친환경 바람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유럽연합(EU)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탄소세 도입 등 각종 제도 시행을 통해 친환경 전기차 확산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전반적인 경기 정체 속에서도 친환경 전기차를 중심으로 상황이 소폭 개선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국내 전기차 관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EU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을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의 배출가스 측정기준을 NEDC(유럽평가방법·New European Driving Cycle)에서 실주행에 가까운 WLTP(국제표준시험방식·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s Test Procedure)으로 변경했고, 순수전기차 판매에 대해서는 2배의 슈퍼크레딧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배출가스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슈퍼크레딧은 2020년 2배에서 2021년 1.67대, 2022년 1.33배로 낮아지기에 전기차 판매를 조기에 늘리도록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120g/km였던 EU업체들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상한도 95g/km에서 37.5% 추가로 낮아질 예정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EU의 완성차 업체들은 2020년부터 2021년말까지 평균 95g/km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하지 않으면 g당 95유로의 벌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 받는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를 조기에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폭스바겐은 그룹의 연간 전기차 생산목표를 2023년 100만 대, 2025년 150만 대로 기존의 2025년 1백 만 대에서 2년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1월에 발표한 10년간 전기차 생산계획에서 기존의 목표를 2200만 대에서 2600만 대로 상향한 데 이어 단기 목표치를 확정한 것이다.

한 연구원은 "올해 국내 관련업체들은 전기차용 배터리부문 성장이 유지되었으나,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침체로 전반적인 주가 흐름은 좋지 못했다"면서 "2020년에는 EU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레벨업되는 원년이고, 올해 수요가 거의 없었기에 국내 ESS 시장발 역효과도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특히 EU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시장부진에도 불구하고 EU시장에 대한 기대로 테슬라와 CATL 두 전기차 대표주들은 사상최고치의 주가 행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관련업체들이 이러한 글로벌 정세에 동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의 수혜주로 일진머티리얼즈, 두산솔루스, 신흥에스이씨, 상아프론테크, 천보, 후성, 에코프로비엠을 추천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솔루스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에 전기차의 배터리 핵심부품인 전지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한 연구원은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전지박 수요 또한 2018년 1.3만톤에서 2023년 6.2만톤, 2025년 11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두산솔루스의 전지박 매출은 2020년 208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120억원, 2023년 3120억원, 2025년 5600억원으로 연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의 전지박 공장은 유럽의 첫 생산설비이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며 "내년 초 완공될 전지박 1단계 물량인 1만톤에 대한 고객사가 조기에 확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해질을 주로 생산하는 천보에 대해 내년부터 고성장하는 2차전지향 전해질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을 보면 전자소재 43.1%, 2차전지 36.4%, 의약품 18.0%, 상품 2.4%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은 2017년 18%, 지난해 26%에서 올해 3분기 누적 39%로 크게 확대됐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천보는 총 45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소재를 증설 중에 있다”면서 “주력 품목인 세 가지 전해질의 생산능력이 현재 대비 2020년 말에는 3배 이상으로 증가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보는 2020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로 주가가 저평가 국면에 있다"면서 "2차전지향 전해질 매출성장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