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빌리티 통합 관리 솔루션 기업 ‘모션(MOCEAN) 스마트 솔루션’을 설립했다. 자체 개발 시스템을 렌터카 업체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카 셰어링, 구독서비스 등 공유경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26일 현대차그룹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이하 렌터카협회)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차 그룹 모빌리티 관리 솔루션 '모션'을 렌터카협회에 제공하고, 렌터카 업체는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휴 상품 출시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 모빌리티 통합 솔루션 '모션'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모션 스마트 솔루션'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렌터카사들이 시간 단위 차량 대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과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쏘카, 그린카 등 차량 대여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호출 서비스, 카 셰어링, 구독서비스 등 공유경제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렌터카 소비층이 다양화됐고, 사물인터넷 기술(IoT)을 활용한 운영과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도 커졌다.

그러나 기존의 중소 렌터카 업체들은 신규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운영 시스템 구축을 마련지 못해 왔다. 이에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MOU를 통해 차량 공유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렌터카 대기 유휴를 최소화시키고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것이다.

또한 렌터카의 운행정보 기록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렌터카사에 공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고객 유치 및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차량 위치, 운행경로 등 기본적인 관제 외에도 차량 상태, 원격 도어 잠김/해제, 차량 무선 업데이트, 연료(또는 배터리) 잔량, 타이어 공기압 상태 등 렌터카 관리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업체에 제공한다.

향후에는 차량 정비 및 점검, 세차, 충전, 주유, 금융 등 맞춤형 특화 서비스를 '모션 스마트 솔루션'과 연계해 렌터카사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2020년 3월까지 시범사업…상반기 중 본격 서비스

모션은 내년 3월까지 시범사업에 지원하는 렌터카 업체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뒤, 2020년 상반기 중 전국 렌터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

특히 보다 많은 렌터카 업체들이 '모션 스마트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가격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모션은 이날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의 양해각서 체결에 이어 향후 렌터카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 구체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현대·기아차 윤경림 오픈이노베이션사업부장(부사장)은 “국내 렌터카 업체들과 상생하는 플랫폼 제공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향후 새로운 모빌리티 트렌드를 선도할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이라며 “플릿 비즈니스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조석태 회장은 “모빌리티 사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서, 현대차그룹과 렌터카연합회가 서로 협력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 지능형 모빌리티 준비하는 현대차그룹

이번 협약은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이 밝힌 ‘2025 전략’에서 밝힌 플랫폼 기반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 육성 계획과 맞닿아 있다.

이 첫 발이 26일 밝힌 모빌리티 전문기업 ‘모션’ 설립이다. 이를 통해 렌터카 업계와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경험 제공에 나선다. 모션의 지분 비율은 현대자동차 80%, 기아자동차 20%다.

특히 렌터카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제도권 내에서 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해 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렌터카협회는 전국 16개 지역에 조합을 설립, 산하에 총 1117개 렌터카 업체를 두고 있다. 보유 자동차 수는 약 93만 대에 이른다.

이 모션 솔루션이 활성화된다면 현대차그룹은 대기업의 공유차 진출(불법) 법망을 피할 수 있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도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LA에 ‘모션 랩(MOCEAN Lab)’을 설립하고, LA시와 공동으로 도심 주요 지하철역 기반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모션 랩’은 앞으로 로보택시, 셔틀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비롯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