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IT 업계에는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고 있다. 기업은 창의적인 인재를 원하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 반면 구직자는 좋은 대학교를 우수한 학점으로 졸업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을 만들었지만, 원하는 기업으로의 취업은 녹록치 않다고 불평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이 정량적 평가를 위주로 진행하는 교육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험에 따른 다양한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23일 성남시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사옥에 위치한 ‘퓨처랩’에서 세계 석학들을 초빙해 ‘2019 퓨처랩 미래 교육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퓨처랩은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가 지난 2017년 개소한 청소년 콘텐츠·학습문화 공간이다.

▲ 권혁빈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스마일게이트 그룹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인으로서, 우리는 구인난을 겪는 반면 청년들은 구직난을 겪고 있다”면서 “기업은 협업을 잘하고 리더십이 있는 성숙한 인간, 깊이 있는 사고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원한다”고 밝혔다. 

권 의장은 “이 자리를 통해 형식적인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우리아이가 행복해지고 기업에선 인재를 수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컨퍼런스의 강연과 대담은 미첼 레스닉 MIT 미디어랩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스마일게이트 그룹 이사회 의장)이 맡았다.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 전문가와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기업가의 만남인 셈이다. 

▲ 미첼 레스닉(Michel Resnick) MIT 미디어랩 교수가 강연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창의 코딩 도구 ‘스크래치’의 창시자로 유명항 미첼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창의성의 재정의’를 주제로 하는 강연을 펼쳤다. 미첼 교수는 “아이가 창의성을 기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농부가 적절한 작물에 양분과 토양을 제공하고 나쁜 날씨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창의학습에 대한 원칙 4가지 ‘4P’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Projects(프로젝트, 과제), Passion(열정), Play(놀이), Peers(동료집단)이 그 주인공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을 장려하고 그를 통해 열정을 만들고, 친구·동료들과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미첼 교수는 이 같은 원칙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장려하는 공간인 ‘컴퓨터 클럽 하우스’, ‘스크래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는 ‘다면적 성장(통섭)을 통해 자기를 발현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교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명학을 전공한 자연과학 분야의 석학이며, 최근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형 인재’와 관련한 다양한 저술 및 언론/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최 교수는 “부분도 봐야하고 전체도 봐야한다”면서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통섭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방면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양한 경험이 창의력의 핵심”

▲ 왼쪽부터 미첼 레스닉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가 대담을 펼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권혁빈 의장, 미첼 교수, 최재천 교수의 3자 대담도 이어졌다. 먼저 최 교수는 미래에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기 위해 대학교 교육 과정을 바꿀 것을 제안했다. 공감 능력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향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대학에서 전공을 나누는 것보다 커리큘럼 없이 함께 놀고 뭔가를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 교수는 이 같은 생각을 기반으로 시험을 한 번도 보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강의를 고집하고 있다. 

최 교수는 “자기 영역에서만 계속 있으면, 탁월한 사람도 보이는 게 뻔해지는 시점이 온다”면서 “결국은 다양성이 창의적인 걸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미첼 교수도 동의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창의성과 자기 주도성, 공감능력인데, 사회와 학교에서 쉽게 측정 가능한 것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중시해야 할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혁빈 의장은 기업가 입장에서의 창의성에 대해 언급했다. 권 의장은 “실용적인 의미에서의 창의성은 문제해결 능력이다”고 정의하는 한편 “이 같은 능력은 학교에서의 배움보다 본인의 다양한 경험에서 이루어지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