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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정복 시계 빨라진다...희귀질환약 개발 러시미국 FDA 승인 희귀질환 의약품 비율 증가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잘 닦아놓은 안전하고 편한 길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들과 똑같아선 대성할 수 없다. 오히려 성공은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도전하는 이들에게 먼저 찾아온다.

최근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남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적은 환자 수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개발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해 세계 규제기관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지고 있다.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점차 희귀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치료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찬밥에서 알짜로

희귀질환 치료제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을 일컫는다. 난치병은 원인 규명이 어렵고 유병률이 낮아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국은 2만명 이하의 환자가 겪고 있는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희귀질환 의약품은 전 세계 처방의약품 매출의 약 15.8%로 비중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미국 FDA가 승인한 희귀질환 의약품 비율은 2017년 기준으로 전체의 약 40%에 달할 정도로 부쩍 늘어났다.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의약품들이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등 세계 규제기관들은 희귀질환 의약품에 대해 판매 독점권과 세액공제, 임상연구 보조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임상2상에서 치료제 출시까지 개발 기간이 비희귀질환 의약품보다 약 1.5배 짧고 개발 성공확률도 높다"며 "첫 번째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고수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 2024년 희귀질환치료제 매출 10위 제약사(예상). 출처=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M&A 중심으로 우뚝

최근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들이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 평가보다 50%가 넘는 프리미엄을 붙여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를 인수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일본 다케다제약은 샤이어사를 약 70조원에 인수했다"며 "주가 대비 59.6%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1월에는 BMS사가 셀진사를 약 83조원에 인수했다"며 "프리미엄 54%를 적용한 인수"라고 덧붙였다.

샤이어와 셀진 모두 희귀질환 치료제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이들 기업에 눈독을 들인 까닭은 경쟁이 심하지 않은 희귀질환 시장에서 한발 빠르게 혁신 신약을 출시해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다. FDA에 승인된 희귀질환 치료제가 상용화에 성공하면 다양한 혜택이 부과돼 다년간 큰 출혈 경쟁 없이 고수익을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 연구원은 "희귀의약품은 1인당 환자 치료비용이 일반 질환 환자 비용 대비 5배 이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의약품의 허가 절차에서도 기간을 줄이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국가별로 상이하나 7~10년의 독점판매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 2018~2019 국내 기업의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 의약품. 출처=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국내 기업도 눈독

희귀질환 시장은 환자 수가 적지만 치료제 비용과 미충족 수요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달부터 북미지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HL161은 병원성 자가항체를 몸속에 축적시키는 Fc 리셉터(FcRn)라는 수용체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중증근무력증, 그레이브스안병증, 온난항체 용혈성빈혈 등 희귀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HL161' 임상 2상에 대한 중간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앱지스도 내년 상반기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사와 공동 개발 중인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경부암치료제로 임상을 진행 중인 ISU104의 경우 유방암, 대장암치료제 등으로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현재 두경부암 대상 단독 및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1/2a상 환자모집을 진행 중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산 희귀질환 치료제도 속속 나오고 있다. 브릿지바이오 테라퓨틱스가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 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던 특발성 폐섬유증치료제 'BBT-877'와 SK 바이오팜이 지난달 FDA 허가를 획득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해당 신약은 모두 FDA에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희귀질환에 특화된 회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19.12.2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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