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위기관리에 대한 노력을 평시 게을리하지 않으면 위기가 발생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요?만약 평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위기가 여기 저기 터져 버린다면 누가 그런 평시 노력을 열심히 하겠습니까?안 그래요?”

[컨설턴트의 답변]

군대가 평시 엄청난 훈련을 하고, 큰 예산을 소비하면서도 존재하는 이유도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 힘이 있는 군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변 국가에서 함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하는 것이지요. 평시 노력을 통해 해당 국가는 상대방이 전쟁하기 쉽지 않은 상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어떤 문제로든 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요. 그럴 경우 준비된 군대는 발발한 전쟁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뿐입니다. 준비된 군대는 불필요한 전쟁은 억제하는 한편, 불가피한 전쟁에서는 승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기업 구성원의 노력도 그와 똑같습니다. 스스로 부주의해서 발생되거나, 무관심해서 발생되거나, 어떤 이유 건 어처구니없는 이유 때문에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위기는 평시 위기관리를 통해 상당부분 방지될 수 있습니다. 관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발생될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발생될 위기는 언젠가는 발생됩니다. 잘 준비된 기업의 위기관리 역량은 위기 발생을 전제로 해서도 훈련되고 준비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이라는 전제를 걸고 모두가 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모든 안전규정과 시설관리 규정을 준수하고, 국가가 정한 기준 보다 훨씬 높은 방재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만약 시설에 화재가 발생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이런 질문을 하며 평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하기 때문에 그런 위기 발생을 전제로 시뮬레이션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잘된 회사에서는 만에 하나라도 그런 위기가 발생된다면 그 때는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화재는 수십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데, 평시 우리가 대응 준비까지 지속해야 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생각하는경영진도 그런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영진이 이상해 보이는 내부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지요. 대신 ‘화재는 지금과 같은 관리 체계 하에서도 어떻게 든 발생될 수 있으므로’라는 전제와 공감대가 확실하게 존재합니다.

발생될 위기는 언젠가는 발생됩니다. 우리는 그 ‘언젠가’를 확실하게 모를 뿐입니다.그래서 ‘어떻게 든’ 그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먼저 찾아 관리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는 발생될 수 있습니다. 평시 노력이 일부 의미 없어 보이거나, 소모적으로 보일지라도 보다 정확한 이해와 전제를 공유하며 꾸준한 대응 노력의 지속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란 이야기는 위기관리에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만약에?’라는 이야기를 반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