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저금리‧고령화 등으로 성장 동력을 잃은 보험업계가 기나긴 실적 한파를 대비하기 위해 조직슬림화에 나섰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감축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부진한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는 보험업계를 향한 부정적인 전망이 줄을 잇고 있어 보험사들의 ‘몸집 줄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대적 조직개편 돌입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부서통폐합‧신설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일 장기보험보상팀 산하의 7부 18센터를 16개 부서로 재편해 관리 레이어를 축소하고 부서장 역할을 실무형으로 조정했다.

자동차보험본부 보상팀 내 부서 및 센터도 조정해 현장 밀착형 조직으로 재편했다. 일반보험 U/W팀 산하 ‘재물U/W파트’와 ‘해상U/W파트’는 ‘재물해상U/W파트’로 통합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이날 조직개편으로 총괄을 폐쇄하고 11부문‧실을 6부문‧실로 축소했다. 기존 35개팀은 30개팀으로 줄였다. 임원도 10명 가량 해임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1일 기존 101개팀을 76개팀으로 조직을 축소했다. 지역별로 나눠져 있던 영업부문은 통합했으며, 파트로 구성돼 있던 체계는 폐쇄했다.

현대해상도 지난달 29일 약 450개로 이뤄져있던 부서를 약 360개로 줄이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파트 산하에는 팀을 없애 팀장을 거쳐야 했던 실무자 결재 라인도 한 단계 줄였다.

◇ 몸집 줄여 수익성 악화 대비

이처럼 보험사들이 조직슬림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비용감축의 측면이 크다. 저금리, 고령화, 손해율 악화 등으로 보험업계는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진 상태다.

저금리로 인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있으며, 저출산‧고령화 기조에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고객유치를 위한 사업비도 과도하게 세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보사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줄었다. 같은 기간 생보사 당기순이익 역시 3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4.3% 감소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아 보험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인력감축 등 몸집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실제로 보험사들의 몸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4곳의 지난 9월 전속설계사는 9만2803명으로 전년 동기 10만1015명 대비 약 1만명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임직원수와 점포수도 각각 177명, 316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사들의 보릿고개가 단시간에 그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착화된 산업 구조적 문제로 보험사들의 비용 줄이기 전략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 레이어가 많을수록 효율성도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수익성 한파를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몸집을 줄이고 채비를 갖추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