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이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했다. 권 의장은 창업은 성공 확률이 낮은 일이라고 우려하는 한편, 그럼에도 창업가는 기어이 하나씩 하나씩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창업가의 주요 자질로는 인격과 에너지를 꼽았다.

▲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이 10일 전북대학교 진수당 바오로홀에서 열린 창업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은 10일 전북대학교 진수당 바오로홀에서 열린 창업 토크콘서트에서 창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권혁빈 의장은 국내 1세대 창업 성공 신화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다. 권 의장은 과거 IMF가 터졌던 1990년대 말 즈음 삼성전자 입사를 포기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창업을 하지 않으면 10년 뒤 후회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권 의장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을 이어나갔고, 그의 두 번째 창업인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대표 게임사가 됐다. 

권 의장은 창업이 힘든 일이라는 걸 강조하며 운을 뗐다. 권 의장은 “종종 저를 창업 전도사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저는 창업을 한 번도 권한적이 없다”면서 “창업은 성공확률이 10%도 되지 않는다. ‘창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지’ ‘창업해서 유명해져야지’ 같은 발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 의장은 이어 “창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회사에선 할 수 없고,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 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10일 전북대학교 진수당 바오로홀에서 창업 토크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창업 성공, 기어이 해내는 사람의 것”

권 의장은 쉽고 급격하게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권 의장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아이템을 찾았느냐고 물어보지만, 사실은 그냥 첫 번째 봉우리를 오르고, 두 번째 봉우리를 오르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라면서 “처음 시작은 별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권 의장은 “다른 사람이 객관적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어려운 걸 기어이 해내고, 그러다 어느 정도 능력이 쌓이고 운이 따르면 창업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장은 이어 “창업자는 말려도 창업하는 사람이고, 안 되는 아이템을 기어이 하는 사람이며,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권 의장은 결국은 창업가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권 의장은 “성공한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투자와 유통 채널을 알선해주고, 글로벌 진출에 대한 활로를 모색해주는 식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센터 ‘오렌지팜’이 추구하는 방향도 이와 같다.

창업가의 자질…”인격과 에너지”

권 의장은 창업가의 자질로 인격과 에너지를 꼽았다. 다만 여기서의 인격은 ‘착함’ 같은 의미가 아니다. 권 의장은 “인격은 일종의 정신력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창업가는 여러명을 끌고 가야하고 자기도 돌봐야한다. 자기를 객관화 할 수 있는 인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사람을 이끌 수 있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권 의장은 일에 대한 사랑이 곧 에너지이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의장은 “창업의 성공은 정말 오래 걸리기 때문에 체력, 정신력, 일에 대한 열정이 필요하다”면서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게 열정이다”고 말했다. 권 의장은 “인격과 에너지가 있다면 언젠가는 성공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다만 권 의장도 늘 승승장구 했던 건 아니다. 권 의장은 그간 겪었던 고충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은 돈이었다. 내일 월급을 줘야하는데 돈이 없던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또한 권 의장은 수장으로서 비전을 제시해야하는 부담도 컸다고 밝혔다. 권 의장은 “나 스스로도 왜 안되는지가 모를 때가 있는데, 직원들이 이유를 물어볼 땐 출근하기가 두려웠다”면서 “실제로 하루 정도는 출근을 하지 않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