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뷔페 레스토랑 브랜드의 로고. 위에서부터 빕스, 애슐리, 자연별곡, 쿠우쿠우(가나다 순). 출처= 각 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빕스, 애슐리, 자연별곡, 쿠우쿠우 등 주요 뷔페 레스토랑 브랜드들이 급변하는 외식업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현재 외식 사업의 부수적인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뷔페 레스토랑 브랜드는 영업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1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4개 브랜드의 매장 수는 총 309개에 달한다.

각 브랜드별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빕스 45개, 애슐리 101개, 자연별곡 41개, 쿠우쿠우 124개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다수 매장을 가맹점으로 운영하는 쿠우쿠우를 제외한 세 브랜드의 매장 수는 작년 말 대비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브랜드별 매장 수는 빕스 61개, 애슐리 104개, 자연별곡 43개, 쿠우쿠우 109개다.

브랜드별 운영 업체들은 뷔페 레스토랑 사업의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빕스는 CJ 계열사 CJ푸드빌에서 운영하고 있다. 애슐리와 자연별곡은 이랜드 그룹 계열사 이랜드이츠에서 보유하고 있다. 쿠우쿠우는 ㈜쿠우쿠우 소유 브랜드다.

각 사에 문의한 결과 네 개 브랜드 가운데 자연별곡은 작년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빕스는 구체적인 실적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은 빕스로 비교적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가운데 작년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애슐리와 쿠우쿠우는 일정 기간 흑자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마다 다른 경영 실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적자를 기록한 두 브랜드의 경우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선호도가 줄고 배달 주문 수요는 늘어나는 시장 트렌드에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업계에서 분석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음식 배달 시장 규모가 2017년 15조원에서 올해 33.3% 확대된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인 가구와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인구가 동시에 늘어남에 따라 가족 단위로 뷔페를 비롯한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애슐리와 쿠우쿠우는 각 브랜드별 전략의 강점을 앞세움으로써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슐리는 고객의 평균적인 뷔페 재방문 주기인 두 달에 한 번씩 신메뉴 1~2개를 샐러드바에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음식을 찾는 방문객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평일 디너 기준 1만원 초·중반대의 저렴한 이용가와 매장 규모별로 클래식·W·퀸즈 등 세가지로 구분돼 상권을 효율적으로 공략한 점도 성과 비결로 꼽힌다.

쿠우쿠우는 매장에 셰프를 배치하고 스시·롤·샐러드 등 고객 선호도 높은 뷔페 음식을 전문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수요를 지속 창출하고 있다. 평일 저녁 기준 1만7900~2만3900원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이용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가성비 측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메뉴 차별화엔 ‘한 뜻’, 출점 전략에선 ‘온도 차’

4개 브랜드는 다만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 여의치 않은 업황 속 향후 시장 추이가 불확실한 가운데 각자생도에 골몰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각 업체는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차별화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빕스는 최근 LG전자와 협업해 1호점 등촌점에 조리 로봇 ‘LG 클로이 셰프봇’을 설치했다. 셰프봇은 1분 만에 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단순업무를 실시하는 동안 직원이 더욱 복잡한 업무를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고객에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타 지역 매장에서도 상권별 소비자 니즈에 특화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애슐리는 기존 중급 매장인 애슐리 W를 상권 특성에 따라 고급 매장 애슐리 퀸즈로 리모델링하는 등 기존 매장을 개선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자연별곡도 애슐리와 마찬가지로 신메뉴를 주기적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한식 외 퓨전 요리를 적극 도입해 기존 취약점인 젊은 층 수요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쿠우쿠우는 매장 수를 늘려나가는 한편 기존 매장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사업 중점을 두고 있다. 메뉴를 꾸준히 개편해 고객 입맛을 공략함으로써 가성비 이미지를 유지·강화할 예정이다.

각 브랜드는 메뉴를 꾸준히 개선해나가는 점에서 전략 상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차이점은 출점 전략에서 드러났다. 빕스는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현상을 유지하고 기존 매장의 매출액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애슐리와 자연별곡, 쿠우쿠우는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매장 수도 적극 늘려갈 계획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와 자연별곡의 경우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점포 수를 단기간에 급격히 늘리기보단 치밀한 상권 조사를 거쳐 점진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각 뷔페 레스토랑이 가장 기초적인 경쟁력 관건인 가성비, 메뉴 차별화 등 두 요소에 중점을 두고 영업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동시에 채식, 대체육 등 트렌디한 소재를 활용해 틈새 니즈를 공략할 수 있는 등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생존에 이로울 것이란 관측이다.

차성수 을지대 식품산업외식학과 교수는 “뷔페 레스토랑은 최근 고정비 상승 현상으로 가성비를 유지하는데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양적·질적 수준의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도록 만드는 사업 수완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