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퀄컴이 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테크서밋을 열어 스냅드래곤 7c와 8c를 공개했다. 지난해 서밋에서 공개했던 8cx는 상용화 전철을 밟으며 삼성전자 갤럭시 북S에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c와 8c 공개를 두고 세 가지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영역 확장, 제조사들의 인텔 의존도, 퀄컴의 광범위한 미래 로드맵이다.

▲ 스냅드래곤 7c와 8c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노트북 스냅드래곤 라인업...3개로 편성

스냅드래곤 7c는 엔트리 단계 기기의 시스템 성능을 20% 향상시키고, 배터리 수명을 경쟁 플랫폼 대비 2배 증가시켰다. 퀄컴 스냅드래곤 X15 LTE 모뎀을 통한 강력한 연결성과 옥타코어(octa-core) 퀄컴 크라이요468 CPU 및 퀄컴 아드레노 618 그래픽은 월등한 배터리 수명과 더불어 응답형 성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스냅드래곤 8c는 퀄컴 스냅드래곤 850 대비 성능을 최대 30%까지 향상했으며, 인스턴트 온(instant on) 반응성과 통합형 퀄컴 스냅드래곤 X24 LTE 모뎀을 지원한다.

퀄컴은 지난해 서밋에서 스냅드래곤 8cx를 공개하며 영토 확장을 꿈꾼 바 있다. 크라이오 495 CPU와 아드레노680, 인공지능 가속기 역할을 맡는 헥사곤 690 DSP, X24 모뎀칩 등으로 구성됐으며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이다. 그 연장선에서 퀄컴은 지난해 발표한 스냅드래곤 8cx를 올해 상용화시키는 한편, 올해에는 7c와 8c를 차례로 공개하며 중저가와 저가 노트북 시장까지 노리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좋다. 스냅드래곤 8cx를 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S는 최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1차 예약판매는 너끈하게 '완판'을 기록했다.

미구엘 누네스(Miguel Nunes) 퀄컴 제품 관리 담당 전무는 “Always-on Always-connected PC 분야는 더욱 확장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제품군으로 스냅드래곤 컴퓨팅 영토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과 PC 시장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스냅드래곤 7c, 8c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니콜 데젠(Nicole Dezen),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파트너 부사장은 “모바일 PC 생태계가 강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 갤럭시 북S. 출처=삼성전자

관전 포인트는?

업계에서는 스냅드래곤 7c, 8c의 등장으로 퀄컴의 노트북 영토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상용화된 스냅드래곤 8cx가 삼성전자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제조사들과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퀄컴의 영향력도 크게 커질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퀄컴은 스마트폰 모바일 AP부터 노트북, 스마트워치, XR 등 거의 대부분의 플랫폼 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인텔‘발’ CPU 수급이 어려워지며 제조사들의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노트북 스냅드래곤 영토를 넓히고 있는 퀄컴과 제조사들의 ‘교집합’도 넓어질 전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퀄컴이 스냅드래곤 7c, 8c를 연이어 공개하며 기존 8cx에 이어 프리미엄과 중저가 및 저가 시장을 촘촘히 공략하는 장면에도 집중하고 있다. 5G가 본격적으로 만개하기 시작하는 2020년을 대비해 퀄컴은 스냅드래곤 865 및 765 등 스펙트럼이 넓은 전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과 동시에 단박에 주도권을 쥐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밀타격이 아닌, 융단폭격 방식이다. 5G를 맞이하는 퀄컴의 시장 장악 의지가 상당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