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전경.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점진적 수량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출 부분도 수량 회복세와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5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올 10월 글로벌 반도체 판매액은 362억 달러(약 43조1612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하지만 출하량 기준으로는 3%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존 뉴퍼 SIA 회장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두 자리 수로 감소한 후, 2020년과 2021년에 다시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역시 비슷한 맥락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글로벌 매출 규모는 12.8% 감소한 뒤, 2020년에는 5.9%, 2021년에는 6.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가격 하락, 수요 감소로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 시장 반등은 개화하고 있는 5G(5세대이동통신) 확산과 서버 부문 수요 확장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D램, 낸드플래시는 점진적인 회복세에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흐르고 있다.

또 내년부터 파운드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5G 시장 규모의 성장이 일어나고, 모바일 칩 공급 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장으로 인해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도 수요 확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부문은 5G 및 서버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내년부터 성장 모멘텀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특히 내년 하반기 D램, 낸드플래시 공급이 두 자릿수 이상 부족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매출액 증가 전망

▲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출처=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나성준 연구원은 "디램 수요는 서버 수요 재개와 5G 스마트폰 본격화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말 공급 부족에 진입하고, 2분기부터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마무리되고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비 증가율이 다시 회복될 경우, 내년 반도체 수요 증가는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라며 "올 4분기부터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들이 서버 디램 주문을 대폭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되며, 디램 생산업체들과 내년 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재개한 것이 포착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도 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이 81조5190억원으로 올해 대비 약 1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 역시 30.6%로 올해(20.6%) 대비 10.0%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SK하이닉스 역시 큰 폭으로 실적이 성장할 전망이다. 케이프투자증권 박성순 연구원은 "실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 이후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램 재고는 올 3분기부터 감소세에 진입했으며, 5G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등 수요 회복으로 하반기 빠른 디램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수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낸드플래시는 올 4분기부터 가격 상승이 예쌍된다. 내년에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디램 대비 탄력적인 수요의 가격 탄력성과 경쟁사의 낸드플래시 증설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내년 실적이 매출 31조100억원, 영업이익 5조96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대비 매출 15.9%, 영업이익 104.2%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