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리니지2M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으로 연타석 만루 홈런을 쳤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을 받는 한편, 리니지M 서비스 장기화에 따른 신규 매출원 확보 부담감을 덜어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출시 일주일째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M’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92일 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지키던 리니지M은 아우 격 게임인 리니지2M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양대 마켓 매출 2위를 지키고 있다.

▲ 4일 오전 기준 리니지2M과 리니지M이 양대 마켓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모바일 인덱스

엔씨소프트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리니지M 단일 게임으로도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올해 상반기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3대 마켓 합산으로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1위를 기록했다.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한 2위(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와의 격차도 컸다. 이런 가운데 리니지2M까지 합세하며 ‘리니지’ 형제가 매출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형국이다.

리니지M 노후화…리니지2M으로 타개

▲ 리니지2M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은 전년 대비 좋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누계 기준(1분기~3분기 합산) 매출액 1조1674억원, 영업이익 33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액 1조3155억원, 영업이익 5024억원) 대비 각각 11.3%, 32.8% 감소한 수치다. 

이는 히트작 리니지M의 노후화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리니지M의 출시 당시 분기인 2017년 3분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매출로 볼 수 있는 모바일 매출은 55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엔씨소프트의 연간 매출(9836억원)의 절반을 뛰어 넘는 수치로, 초대박 흥행이었다. 다만 출시 초기 효과로 얻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4분기부터 하향 안정화를 시작했고 이듬해 3분기엔 2165억원, 올해 3분기엔 2133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분기별로 2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 엔씨소프트 모바일 게임 매출 추이.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후속작인 리니지2M의 출시 전까지 리니지M의 꾸준한 업데이트를 비롯해 주요 PC온라인 게임의 전면 부분유료화와 캐시카우 리니지의 리마스터 업데이트 등을 단행하며 큰 폭의 실적 감소를 막았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리니지2M이 출시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출시 나흘째 되는 날 리니지M을 제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마켓 전체 매출 중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요 시장으로 구분된다. 통상적으로 장기흥행 가능성은 출시 이후 한 달 정도를 지켜봐야하지만, 시장은 리니지2M이 리니지M과 함께 매출 1·2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리니지M 역시 11월부터 업데이트 이벤트를 진행해 4분기 매출액은 20억원 수준에서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신작 출시에 따른 기존 게임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리니지2M, 마케팅·IP파워·BM·기술로 흥행 가도

리니지2M의 흥행 원인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원작 리니지2의 탄탄한 이용자 규모, 충돌 방지·4K 그래픽, 리니지M에 버금가는 비즈니스모델(BM) 등 최고 기술 구현,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 도입 등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까지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모두 참여하며 ‘리니지’ 형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번 리니지2M 광고에 목소리로 출현했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택진이형, 밤 샜어요?” 등 대사는 유행어처럼 번져 여러 형태로 응용되기도 했다. 

특별한 시각 효과가 없는 15초 분량의 짧은 이 광고는 3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1660만건을 넘어섰다. TV 등 전통적인 미디어에도 상당히 많이 노출됐다. 일각에선 노출 빈도가 과도하다는 빈축이 나올 정도지만, 광고가 넓은 연령층에게 각인됐고 김 대표를 친근하게 부르는 ‘택진이형’이라는 이미지 또한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이다.

▲ 리니지2M 광고 영상. 출처=갈무리

원작 리니지2의 대규모 유저 풀(Pool)도 초기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방증하듯 리니지2M은 역대 최대치인 사전예약 738만건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리니지와 리니지2를 비교해도 유저 풀은 리니지2가 앞선다고 알려졌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앞서 “몇 년 간 기술적으로 따라오지 못하는 게임”이라고 자평할 만큼 리니지2M엔 캐릭터 간 충돌 방지 기술, 대규모 오픈 필드, 심리스 로딩 등 MMORPG의 재미를 극대화 해줄 만한 요소를 도입했다. 또한 모바일 최초로 4K 60프레임을 지원한다. PC-모바일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은 이 같은 게임 환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BM은 앞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사례인 리니지M의 것을 거의 그대로 도입했다. BM과 관련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오기도 하지만, 초기 매출 성과는 성공적이다.

시장은 4분기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분기의 3분의 1정도 기간 동안의 리니지2M 매출이 반영된다. 다만 통상적으로 모바일 MMORPG는 출시 초기 효과가 크기 때문에 눈에 띄는 매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PC온라인 게임 IP를 기반으로 모바일 MMORPG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S’ ‘블레이드앤소울2’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