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방식대로 돈을 벌어들일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에서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2015년 이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기업시민’을 앞세우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뜻이 맞아 성사됐다.

연단에 선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세금을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트렌드가 생겼다”며 “사회문제가 매우 심화하고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기업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은 이제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라며 “기업시민이 중요한 것은 기업이 살기 위해, 또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야 말로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구글 등 기업경영의 글로벌 트렌드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구글은 올해 5월 열린 개발자 연례 콘퍼런스에서 슬로건과 함께 장애인 접근성만 얘기했다”며 “기업의 생존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달려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는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디지털 기술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고객 데이터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술 발전이 기업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디지털화(化)로 이제 시장은 사라졌고 고객만 남아 있다. 각각의 고객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지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자산 공유도 핵심 키워드로 지목했다. 최 회장은 “거래비용을 줄이기 시작하면 공유되는 자산들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유무형 자산을 공유하는 법을 배워야 더 효과적인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기업들은 공유를 잘 안 하고, 그렇다 보니 자산의 효율이 떨어진다”며 “포스코도 엄청난 자산이 많기 때문에 손을 잡고 공유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가치 측정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사회적 가치는 과거 경제적 가치를 만들었듯이 분석하고 관리할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측정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표준이 없다”면서도 “과거 경제적 가치도 측정 기준이 없었지만 연구하고 분석하며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K그룹의 경우, 고용, 배당, 납세 등 경제간접 기여성과를 측정한 결과가 18조1098억원이라면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사회적 성과는 △2조3038억원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의 측정한 포스코의 경제간접기여성과는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측했다. 

최 회장은 “한 번 시작된 변화는 우리 사회에서 계속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포스코의 기업시민 선택은 아주 시의적절하고 좋은 것”이라며 “포스코의 긍정적인 변화가 선순환되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