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교육부가 지난 10월 25일 소위 ‘수시’라고 불리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 등을 시사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인 지난 11월 28일에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수능 위주 전형 확대라는 교육 대변혁이 예고되면서 일선 학원가만큼이나 주변의 부동산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학군 강남구 대치동은 물론 양천구의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에서도 이런 변화가 체감할 정도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달 29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 2019년 11월 4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학군이 있는 양천구와 노원구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동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양천구의 경우 매매가격이 목동신시가지 및 인근 위주로 전주에 비해 0.18% 상승했다. 10월 25일 교육부의 발표가 있기 전 이전 주의 상승폭인 0.1%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상승세다. 목동 학원가와 인접한 염창과 등촌동도 덩달아 오르면서 강서구도 지난 주에 비해 0.12% 상승했다. 노원구도 10월 21일부터 11월 25일까지 약 1개월 동안 꾸준히 0.06%씩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중이다.

교육부발 충격의 여진은 전세 가격의 상승도 이끌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주의 0.09%에서 이번 주에는 0.10% 가량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서울의 신규 전세 입주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정시확대 등 대학입시 제도 개편을 앞두고 주요 학군지역(강남․양천․노원구 등)의 전세 수요가 증가하며 전세가격의 상승폭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노원구도 중계동 학원가(은행사거리) 위주로 전 주보다 전세 가격이 0.07% 상승했고, 양천구도 학군이 위치한 신시가지 위주로 전세가격이 전 주에 비해 0.27%상승했다. 약 한 달 전인 10월 21일의 0.14%에 비해 전세 가격 상승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매매와 전세 모두 가파르게 상승하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 양천구 목동 7단지 전경. 사진 = 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목동 신시가지 지역의 아파트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모두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10월 25일 교육부 장관의 정시 확대 발표를 전후로 목동 학원가와 가장 인접한 목동 7단지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현지 중개인의 말에 따르면 목동 7단지의 34평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19억원을 넘어서 고공 상승 중이다. 최근 거래된 101.2㎡ 매물은 19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20여억원을 부르는 호가 매물도 매우 드물지만 시장에 등장했다. 1개월 전에 비하면 가격이 매매가격이 1억원 가깝게 상승했다고 해당 단지 내의 한 중개업자는 지적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의하면 지난 10월 4일 해당 평형의 실 매매가격은 18억1500만원이었다.

해당 중개업자는 “최근 매매가격은 상당히 올랐는데도 해당 단지와 주변 단지에 대한 문의는 늘고 있다. 현재 매도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전체적으로 매물 자체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중개업자는 교육부의 정시 비중 확대로 인해 학원가와 학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확실히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 등에서 보도 등을 타면서 목동 7단지 이 외에도 목동 신시가지 지역 전체가 상승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30평대 초 기준으로 목동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대략적인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16억원대에서 19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목동 13단지와 14단지는 16억원대, 1단지와 6단지의 경우는 17억원에서 18억원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반면 해당 지역 내의 신축 분양 단지의 가격 상승세는 둔화된 모습이다. 해당 업자에 의하면 ‘목동 센트럴푸르지오’의 경우 현재 84㎡의 가격은 13억원에서 14억원 사이로 10월 초와 비교해서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에 나온 10월 5일의 실거래 가격은 13억6000만원이었다.

전세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목동 7단지의 다른 부동산 업자는 목동7단지는 전세도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큰 평형이 더 많이 올랐고 20평형대는 큰 변동은 없지만 상승하기는 했다. 35평도 전세 가격은 1억원 가까이 상승해 현재는 8억원에서 8억8000만원 사이를 가리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인근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목동 신시가지 인근의 중개업자들은 교육제도 변화로 인한 학군 수요 증가와 함께 해당 단지들이 재건축을 추진하는 상황인 점도 가격 상승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경우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아직 없지만 재건축 시 대지지분도 많이 들어가 있어 기본적으로 가격 상승의 한 동인이 되고 있다.

또 28일 후속조치 추가 발표로 사실상 정시 확대 기조가 굳어진 만큼 당분간은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적어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정시 확대 여파, 교통호재 낀 중계동도 엄습하나

▲ 노원구의 중계동 학원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는 겹호재에 꾸준히 가격 상승을 이끌어가고 있다. 정시 확대에 이어 지난 9월 28일에 있었던 동북선 경전철 기공식 이후 꿈틀거리던 집값이 정시 확대라는 학원가가 밀집한 학군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도 이어지면서 관련 단지들도 매물을 감추고 수요자가 대기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이 곳도 매물이 적은 상황에 학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해 가격이 상승하는 동일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한 중개업자는 이 곳은 원래 학군 수요가 꾸준히 있다. 수능 이후 대학 발표 이전까지는 매물이 아직 없는 상태라 거래는 많지 않지만 대기 수요는 계속 있다. 매물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다수“라고 현 시장 상황을 전했다.

현재 노원구 중계동에서 이른바 중계동 학원가라고 불리는 은행 사거리에서 가격이 가장 높은 아파트 단지 세 곳은 청구아파트와 바로 인접한 건영아파트 그리고 주공5단지가 꼽힌다고 현지 중개업자는 설명하고 있다. 모두 중계동 학원가와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단지들이다.

청구아파트와 건영 아파트의 경우 84㎡ 기준으로 매매가는 9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청구 아파트 단지 내의 한 중개업자는 “청구 아파트의 경우 이미 호가는 9억5000만원에서 드물지만 10억원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자는 1개월 전에 비해 2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정도까지 상승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청구 아파트의 경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의하면 11월 25일 거래된 1층 84㎡의 아파트 가격은 8억8000만원이었다. 건영 아파트의 경우 11월 5일 거래된 동일 평형의 아파트 가격은 8억8000만원이었다.

청구·건영 아파트는 전세도 수요도 증가했다. 현재는 단지 별로 두 세 가구 정도의 전세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34평대의 전세가격은 5억5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이다.

주공5단지의 경우 현재 8억원 초반대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한달전에 비해서는 대략 3000만원 가량 정도 상승했다. 7월 경전철 기공식 이후로 5000만원은 훌쩍 상승했다. 10월 5일 거래된 84㎡의 실 매매거래가격은 7억8000만원이다.

▲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근처 청구 아파트.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중계동 학원가의 업자들은 “이번 교육대책으로 수시는 많이 줄고 정시가 확대된다고 하니 확실히 학원가가 많이 뜰 것 같다. 문의 전화는 1~2개월전과 비교하면 체감이 된다. 학부모들이 문의하는 경우 교육제도나 학원 이야기도 종종 나온다. 대치동 목동 못가면 중계동 아니곘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문의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중계동 학원가의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이유는 단지 정시 확대의 영향은 아니라고 해당 지역의 업자들은 한결같이 강조했다. 정시 확대보다 더 큰 영향으로 해당 지역의 중개업자들은 동북선 경전철 개통 호재를 들고 있다. 북으로는 상계동에서 남으로 왕십리를 연결할 예정인 '동북선 경전철'이 바로 은행사거리 인근을 관통할 것으로 계획됐다. 지난 9월 28일에 있었던 기공식 이후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학군과 밀접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정시 확대 기조로 학군 수요가 늘어나면서 겹호재를 맞이한 셈이다.

실제로 은행 사거리 인근의 다른 중개업자는 “동북권 경전철 기공식 이후로 투자수요가 많이 붙었다. 요즘은 1개월 간은 정시 확대 영향으로 실수요자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제도 개선 여퍄 영향이 있다고 본다”라면서 “이 지역으로 집입해 어차피 특목고 등을 못가면 10년은 살아야 하니까 실수요 움직임은 현재는 꾸준히 많은 편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