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출처=구글플레이 갈무리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케이뱅크가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남아있는 법제사법위원회 절차가 마무리되고 케이뱅크에 자본확충의 길이 열린다면 인터넷은행 시장에 성장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 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자격요건을 완화하기로 합의했고 4일만인 이달 25일에 정무회의를 통과했다.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려면 △공정거래법 △금융관련법 △조세범 특별법 △특경가볍에 위반 사실이 없어야 하는데 여기서 공정거래법만 결격 사유에서 빼기로 한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대주주 KT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KT가 지난 4월 답합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받게되면서 대규모의 자본금 확충이 무산됐다.

인터넷은행특별법은 산업자본이 법령을 초과해 은행 지분을 보유하려면 5년간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없어야 하는데 KT가 공정위 조사를 받아 금융당국은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자본확충을 받지못한 케이뱅크는 올 4월부터 대출상품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올해로 영업 3년차를 맞이한 케이뱅크는 통신사인 KT와 빅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해 ‘Data Bank’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개인별 맞춤 상품 개발을 강화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영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도 전에 규제에 발목이 잡혀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올 초부터 상반기까지 케이뱅크의 당기순손실액은 500억원 수준이며 누적 결손금은 2413억원 수준이다.

▲ 케이뱅크 B/S상 자기자본. 출처=케이뱅크

◇ 25일 정무위 전체회의 통과 법사위 심사 오는 29일…케이뱅크 ‘안도’

케이뱅크는 현재 발목이 잡혔던 대주주 관련 규제는 25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했고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만을 앞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심사일정이 내년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는 29일 법안심사위원회 본회의가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자본건전성이다. 올해 계획했던 유상증자(약 1조원)가 막히고 대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영업적자가 확대돼 BIS총자본비율이 1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 상반기 케이뱅크의 총자본비율은 10.62%로 1분기 12.48% 대비 1.86%포인트 하락했다. 올 초부터 상반기까지 위험가중자산은 925억원 늘었지만 가용자본이 209억원 줄어들면서 수치가 떨어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확충은 각 부서에서 이미 준비를 다했는데 경영속도가 나질 않아 메인으로 영업했던 대출이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법안 본회의 통과가 빨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내년부터 인터넷은행 경쟁 가속 전망…카카오뱅크·케이뱅크 성장 기대

현재까지 카카오뱅크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굳혀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법사위가 통과될 경우 내년부터 인터넷은행 시장에서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에 최초로 인터넷은행 1금융권 비대면 은행으로 설립했고, 영업개시일 70여일만에 여수신 합산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17년 1000억원 증자에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여·수신 합산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영업을 개시했고, 같은 해 100만고객을 달성한데 이어 출범한지 3년차인 올 초 800만 고객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달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어 2017년과 지난해 각각 5000억원의 유증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각종 수신상품과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26주적금, 모임통장 출시 등으로 수신총액 10조원, 여신총액 9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카카오뱅크 지분 29%를 매각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카카오는 한투지주로부터 지분 16%를 사들여 지분율 34%로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됐다. 또한 유증(5000억원)까지 마쳐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1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 케이뱅크 여신상품 종류. 출처=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유증 계획이 막혀 현재 자본금은 4775억원 수준이지만 내년초쯤 KT의 대규모 자본확충이 진행되면 자본건전성과 영업실적 모두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뱅크는 현재 여신 상품만 제한돼 있고 수신(예금)상품과 해외송금 등은 열려 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처럼 대출 상품이 많지 않지만 중금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출상품을 판매해왔다. 케이뱅크는 시장금리와 연동상품인 △직장인 K 신용대출 △직장인 K마이너스 통장 △우량 기업 직원 신용대출 △일반가계 신용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 고정금리(미니K간편대출), 쇼핑머니대출 등을 취급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법안이 모두 통과되지 않아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여력은 없지만 “자본확충이 진행되고 대출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면 새로운 상품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