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26년 신약 연구개발 결실을 맺고 코스피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SK바이오팜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이 코스피 입성에 탄력을 받고 있다.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수노시(솔리암페톨) 등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이 연달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관문을 통과하면서 코스피 상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업무 마감(북클로징)이 오는 12월 초부터 진행된다는 점에서 내년 초 상장이 예상된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한국투자증권, 모건스탠리 등이다. 증권 업계는 SK바이오팜의 IPO 가치를 5~7조원 규모로 전망했다.

모회사 SK는 IPO나 자산매각 등으로 투자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수년 동안 분할해 특별배당 등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SK바이오팜의 상장은 투자대금 회수로 특별배당이 이뤄지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美 FDA 승인 혁신 신약 2종, 블록버스터 '성큼'

SK바이오팜은 지난 1993년 SK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약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 시험, 미국 FDA 신약 판매 허가 신청까지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차별화된 신약개발 역량을 보이고 있다.

▲SK바이오팜 임상 파이프라인. 출처=SK증권

SK바이오팜의 주력 제품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와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다. 두 제품 모두 전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 시장에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매출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먼저 엑스코프리는 세노바메이트 성분으로 뇌전증 발작 증상을 완화하는 항경련제다. 이번 FDA 승인으로 엑스코프리는 내년 2분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엑스코프리의 마케팅과 판매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맡는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는 지난 2001년부터 기초 연구를 시작으로 임상시험과 인·허가 과정을 거쳐 FDA의 신약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후보 물질 개발을 위해 합성한 화합물 수만 2000개 이상, 미국 FDA에 신약판매허가 신청을 위해 작성한 자료만 230여만 페이지에 달한다.

SK증권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뇌전증 환자수는 약 6500만 명에 달하며 미국에만 약 340 만명의 환자가 존재한다. 이 중 33%는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워 발작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현재 시판되고 있는 의약품을 통해 발작 진도나 정도를 감소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뇌전증의 발작 증세 자체를 완치하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UCB 제약의 '빔펫'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엑스코프리 승인에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수면장애신약 수노시를 판매해왔다. 수노시는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가진 성인 환자에게 각성 효과가 개선되도록 승인된 이중작용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다. 지난 2011년 임상 1상을 마치고 수면장애 질환 1위 업체인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에 기술이 이전됐다. 재즈사는 미국과 유럽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재즈사는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자이렘을 통해 수면장애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수노시는 재즈사를 통해 유통 채널을 구축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재즈사로부터 매출액 대비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받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