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뉴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좋은 공간에는 좋은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사람이 기준이 되는 실내공간에 숨은 미학으로 일상의 경험을 다시 디자인하는 것, 그렇게 완성된 아주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 목표였습니다." -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 전무 -

현대차가 11월 19일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상품성 변경 모델임에도 휠베이스를 40mm 늘렸고, 다양한 첨단 사양을 장착, 신차급 변화를 거친 모습이다.

▲ 더 뉴 그랜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적인 매력은 외관보다 실내에서 더 크게 나온다.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공조기와 공조시스템 디스플레이가 유기적으로 배치됐다. 여기에 따뜻한 라운지의 느낌을 주는 투톤 나파가죽, 은은한 감성을 주는 64색 무드램프를 달아 고급감을 더했다.

전자식 변속버튼과 콘솔박스, 터치식 공조장치 등 대분의 기능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감재에서의 원가절감을 찾아보기 힘들고, 보이지 않는 부분의 질감과 촉감에도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을 받는다.

2열 시트의 공간도 만족스럽다. 휠베이스를 40mm 늘렸을 뿐이지만 느껴지는 감은 그보다 크다. 180cm가 넘는 성인 두 명이 1열과 2열에 나란히 앉더라도 부족함 없는 공간이 마련된다. 2열에도 공조기와 열선이 달렸고, 미디어 장치를 조율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 더 뉴 그랜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출시 33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디자인을 통해 어필하고자 하는 ‘성공’의 이미지도 변했다. 회사 임원의 차를 상징하기 위해 잔뜩 힘줘 그려냈던 각진 외형은 점차 완만한 곡선으로 변했고, 그에 맞춰 주 소비층을 4050세대로 낮췄다.

지난 19일 공개된 더 뉴 그랜저는 3040고객을 겨냥한 듯한 외관이다. 차량의 인상을 결정하는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마름모 형태로 바꿨고, 전체적인 외관을 하나의 선으로 그려내며 미래차 이미지를 강조했다. 기존의 중후했던 외관의 모습을 완전히 배제한 듯한 느낌이다.

느낌을 말한다면, 중후한 중년보다는 청바지를 입은 디자이너, 사회적 경쟁을 이겨낸 여성, 멋진 가정을 이룬 가장에게 어울릴 듯하다.

▲ 더 뉴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주행성능은 '세단'의 느낌을 한껏 살린 느낌이다. 부드러운 주행감은 물론 풍절음, 파워트레인에서 나오는 소음 모두를 훌륭하게 잡아 냈다. 시속 100km/h 이하에서는 진동도 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시속 130km/h를 넘겨서야 풍절음이 유입됐다. 전반적으로 정숙한 주행이 이뤄졌고,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도 가볍다.

이같은 주행감은 기자단이 탑승한 모델(3.3 가솔린, 캘리그라피)의 특성탓도 크다. 고배기량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f·m의 구동 성능을 구현했고, R-MDPS(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을 적용해 조향 응답성도 좋다. '배기량이 깡패'라는 속설은 그랜저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첨단 안전사양도 충실히 달았다. 마주오는 차량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대향차 전방 충돌방지 보조'를 비롯해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후측방 모니터(BVM) ▲안전 하차 보조(SE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등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다양하게 적용됐다.

▲ 더 뉴 그랜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아쉬운 점은 기자들이 탑승한 차량이 3.3 가솔린, 캘리그라피 풀옵션 모델에 한정됐다는 점이다. 시장의 주력이 될 2.5 가솔린 모델은 기자단이 시승한 차량보다 92마력 낮은 최고 출력을 보이고, 조향 응답성을 높이는 R-MDPS(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도 적용되지 않는다. 주행감만 놓고 본다면 같은 차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가격 역시 아쉽다. 2.5 가솔린 모델에 ▲캘리크라피 ▲파노라마선루프 ▲빌트인 캠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더하면 차량의 가격은 4383만원에 이른다. 기자단이 시승한 최상위 트림 풀옵션 모델(약 4663만원)과의 가격차는 280만원에 불과하다.

한편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 대수가 1만7294대를 기록,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8일까지 영업일수 기준 11일간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3만2179대의 계약을 달성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말까지 11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