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은행권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물량을 조절해 가계대출 규모를 억제하는 모습이다.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더 올린다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6.2%로 지난해 말 대비 2.3%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가계대출 규모가 다시 반등하면서 예대율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은 분자인 대출금잔액에서 가계대출 잔액은 15% 가중하고 기업대출 잔액은 15% 낮춰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차원에서 은행의 예대율을 관리하고 있으며 100% 이하로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 예대율이 만들어진 본질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4분기에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연말에 4대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이 100%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 출처=각 은행

올 3분기 기준 시중은행 중 예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97.6%)이며 신한은행(96.4%), 국민은행(95.7%), 우리은행(95%)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은 올 연말까지 예대율을 99.5% 수준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가계대출을 최대한 관리하고 있지만 지난달 주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주담대는 10월 한달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7조2000억원)에 60%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된 가장 큰 이유는 보금자리론과 전세대출 수요증가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마감되면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차주들이 유사한 금리대인 보금자리론으로 일부 이전하면서 주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과 보금자리론은 각각 2조6000억원, 2조2000억원 증가했다.

◇ 예대율 돌파구 주담대 만지작…‘저원가성 정기예금 증대 한계’

시중은행은 예대율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커버본드 발행 △저원가성예금 증대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가장 빠른 방법으로는 주택담보대출 물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대출금리가 더 싼 쪽으로 이동한다”면서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조절하면 가계대출 총 규모가 맞춰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4대 시중은행인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은 일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가 9월 대비 0.1825%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2.64%로 전월 대비 동일했고, 하나은행은 2.97%,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24%, 2.58%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는 전월 대비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평균 금리와 함께 코픽스가 오르면서 변동금리형 주담대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은행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한 방법 중 수신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상황에서 새롭게 예수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금리 카드를 꺼낼수도 없고 저 원가성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급여계좌 유치 영업 등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최근 은행권은 새로운 KPI기준을 제시하면서 무리한 영업은 지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가계대출 중 담보부 대출의 비중이 70%가 넘고 주택은 담보가 확실해 은행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예대율을 맞추는게 우선인 만큼 대출 가산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상품은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물량을 조절할 수 없는데다 신용대출은 조건을 걸면 문턱이 높아져 사실상 연말에 주담대를 어느정도 할 것인가에 따라 예대율 비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