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가 받는 엄청난 보수가 성과와 주주 가치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납득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출처= Forb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CEO들이 엄청난 돈을 받는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는 연봉이 66%나 올랐고 총 수령 패키지가 4300만 달러(500억원)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여름에는, 디즈니의 상속자인 아비가일 디즈니는 밥 아이거 디즈니 CEO의 6600만 달러 (770억원) 보상이 디즈니 직원들의 평균 급여의 1000배가 넘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많은 CEO들이 나델라나 아이거만큼 많이 받지 못할지라도 그들은 꽤 높은 연봉을 받는다.

민간 경제예측기관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18년 S&P 500 기업 CEO들의 연봉 중간값은 1230만 달러(143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4% 증가했다. 상위 그룹은 2200만 달러(256억원)가 넘었고 최하위 CEO 그룹도 600만 달러(70억원)를 넘었다.

도대체 CEO들은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받는 걸까? 그리고 어느 CEO가 다른 CEO보다 수백만 달러를 더 받는 걸까? CNN이 이를 상세 보도했다.

CEO에게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주요 고려사항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회사들이 얼마를 지불하고 있느냐다. 임원 보수 컨설팅 회사 파리언트 어드바이저(Farient Advisors)의 로빈 페라콘 CEO는 회사의 보상위원회는 대개 규모와 복잡성에서 유사한 12~20곳의 동종업체 CEO 보상을 벤치마킹한다고 말한다. 회사 이사회는 또 후보자가 통상적으로 낮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초임 CEO인지도 검토한다.

만약 선택된 후보자가 전 직장에서 사용하지 못한 스톡 옵션이 있다면, 이사회는 정상적인 보상 외에 해당 손실까지 보상할 수 있다.

이것이 내부 승진자가 외부 영입 CEO보다 보상이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파리언트의 페라콘 CEO는 "내부 승진자의 경우, 비교적 낮은 금액부터 시작하지만, CEO경험이 없는 자로서는 큰 승진이며 그것도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리고 비록 외부 영입 CEO처럼 정규 보상 이외의 보상은 없어도 향후 그에 못지않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임원 보수 컨설팅 회사 펄 마이어(Pearl Meyer)의 데이비드 스윈포드 CEO는 “외부에서 CEO를 영입하기를 원하는 이사회는 성과가 검증된 CEO를 원하고, 경험이 풍부한 CEO는 평균 이상의 급여를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대개 비용이 더 든다”고 설명했다.

성과와 연동

CEO 보상 패키지에는 일반적으로 기본급, 보너스, 두 가지 유형의 장기 인센티브에 각종 혜택과 특전이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들이 CEO에 대한 보상을 성과와 더 밀접하게 연계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회사들은 CEO 몫의 주식을 늘리고 있는데, 특히 보너스와 장기 인센티브 플랜에서 회사의 주식으로 보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S&P 500 CEO들의 전체 보상에서 주식 보상이 50%를 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나델라 CEO의 경우, 총 패키지 4300만 달러 급여 패키지 중 대부분은 주식 보상이다. 디즈니의 아이거 CEO도 마찬가지다. 전 21세기 폭스 CEO였던 제임스 머독이 지난해 받은 5000만 달러의 보상 중 3700만 달러가 주식 보상이었다.

하지만 주식 보상에는 여러 조건이 붙는다. 일반적으로는 CEO가 재무적 목표(수익 목표 또는 자본 투자 수익)를 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외에 회사의 다양성을 높이거나 특정 안전 목표 같은 비금융적 목표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15년부터 유틸리티 회사 퍼스트 에너지(First Energy)의 CEO를 맡고 있는 척 존스는 보너스 지급 조건이 안전과 다양성 목표를 충족하는 것이었다.

▲ 디즈니의 상속자인 아비가일 디즈니(왼쪽)는 밥 아이거 디즈니 CEO(오른쪽)의 6600만 달러 (770억원) 보상이 디즈니 직원들의 평균 급여의 1000배가 넘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출처= Inside the Magic

주식 보상은 매각제한조건부 주식(restricted stocks)와 실적주(performance shares) 등 여러 가지로 시행될 수 있다. 각 방법에는 회사만의 규칙과 효력 발생 일정이 있고, 직접적 성과에 얼마나 연동할 것인지도 회사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이사회가 CEO에게 주식 보상금으로 10만 달러를 지급하려고 한다고 하자. 특정 시점에서 그 회사의 주식이 주당 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해당 CEO는 1000주의 매각제한조건부 주식을 받을 수 있고, 3년 동안 3분의 1씩 권한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회사가 해당 CEO의 리더십 하에 주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오른다면 그가 주식 보상으로 받을 돈은 10만 달러보다 많을 것이다.

만일 CEO가 1000주의 주식을 실적주로 받기로 한 경우라면, 해당 CEO가 1000주의 보상을 모두 받으려면 주어진 목표(예를 들어 향후 3년 동안 평균 투자 수익)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목표의 일부만 충족했다면 그에 해당하는 부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10만 달러는 CEO가 그 돈을 받는 해의 보상의 일부로 계산된다. 그가 그 보상을 받을 때 주가가 어느 수준에 있느냐에 따라 훨씬 더 많이 또는 더 적게 받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CEO가 특정 년도에 공표한 보상금 액수는 실제로 그 해에 그에게 지불하게 될 금액과 다를 수 있다.

그래도 너무 많다고?

그러나 CEO가 받는 엄청난 보수가 성과와 주주 가치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납득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CEO 보상 패키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동되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자사주 매입이나 회계 적용 방식의 변경 같은 기업측의 제반 조치에 따라 CEO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가 변동될 수도 있다.

파리언트의 페라콘 CEO는 인기 있는 CEO 후보자들은 제안된 자리를 수락하기 전에 자신이 받게 될 보상을 비교할 것이라고 망했다.

"그 곳도 경쟁 시장입니다. CEO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공정하게 보상해 주는 회사를 선택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지요."

그리고 몇몇 회사들이 CEO 급여를 인상하면 다른 회사들로 동종 회사에 뒤지지 않기 위해 따라서 급여를 인상하는 경향이 있다.

CEO들의 지나치게 높은 보상 패키지는 종종 비평가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한다.

“과연 CEO들은 그들이 받는 돈의 가치가 있을까?”

이에 대해 펄 마이어 스윈포드 CEO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상과 사람의 가치를 혼동하지 마시라. 누구도 2000만 달러의 가치가 있지는 않지만, 많은 회사들이 자기 CEO에게 2000만 달러를 지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