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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분상제 엎친데 덮친 '위기의 재건축·재개발단지'안전진단 통과부터 HUG 분양가 통제, 일몰제에 '재초환'까지

[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지난 6일 분양가 상한제 지역 지정으로 기존 규제와 문제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재개발 단지들이 엎친데 덮친 상황때문에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주공아파트는 상한제 지정이 겹치면서 그 이전에 소송과 그로 인한 관리처분인가 취소 위기로 촉발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의 위험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강남구의 일몰제 적용 대상이 된 압구정3구역은 관리처분인가가 어려워지면서 일몰제 기간 연장을 시도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지정 유력지역으로 꼽혔다가 이번 지정에서 제외된 양천구 목동과 동작구 흑석동의 재건축 재개발 단지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흑석3구역은 4월내 분양을 노리고 있지만 여러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된 데다가 강화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기준에 분양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천구 목동의 목동 재건축 아파트들은 강화된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어서기 위한 악전고투 중이다.

이들 단지들 대부분 개별 규제와 문제를 해소한다해도 그 다음에 분상제가 기다리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당초 재건축과 재개발의 목적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속적인 규제에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까지 겹치면 장기적으로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흑석3구역 – 분상제 피해도 ‘강화된 분양보증’

   
▲ 흑석6구역 예상 조감도. 출처=뉴시스

당초 서울 강남4구와 마포구·용산구·성동구 등과 함께 유력 규제 지역으로 꼽히던 동작구 흑석동과 양천구 목동은 이번 핀셋을 피해가면서 안도 반 긴장 반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정비사업장들은 분양가 상한제 이전에 이미 강화된 각종 정비사업 관련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다.

흑석3구역의 경우 사업진행속도는 분양가 상한제를 물리적으로 피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당 지역의 중개업자는 이야기했다. 실제 흑석3구역 재개발 조합의 경우,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얻고 작년 8월23일 철거신고를 접수해 이주와 철거 절차는 완료한 상황이다.

조합이 걱정하는 부분은 법원에 접수된 각종 가처분 신청 등으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도 조합 기대에 못 미치는 분양가가 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흑석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일정대로 11월에 착공을 하면 입주자 모집 공고를 4월안에 내 일반분양을 하려는 계획이다”라고 입장을 전했지만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청호 아파트 단지가 제기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은 조합 측 의견이 받아들여졌지만 아직 전 조합장의 ‘해임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계속 진행 중인 상태다. 해당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과 사업 진행과는 지장 없다. 확실한 결정이 없지만 사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인근의 중개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책정에 따라 조합이 생각하는 평당 3400만원의 분양가도 2800만원대까지 내려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전달받은 가격은 당초 조합이 생각했던 평당 340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2813만원으로 거의 평당 가격이 600만원이 차이가 나게 된 셈이다. 해당 조합 관계자는 “일단 2813만원보다 더 높게 받기 위해 추가 협의는 할 것이다. 그래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가격이 더 하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업은 빨리 서두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을 하자는 당초 취지는 가격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설사 등이 부도가 났을 때 수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에서 도입한 제도이다. 이 것을 가격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기준마저 강화해 가격 통제 수단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곳은 아직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가격 통제를 하고 있다. 보증 한도를 정하는 것과 분양 가격은 전혀 다른 범주이다. 분양가는 보증한도와 별도로 그 이상이나 이하를 시장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인데 보증 가격을 통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포주공 아파트 - 소송보다 무서운 초과이익환수제 

   
▲ 반포주공 아파트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DB

반포주공 아파트는 법적 소송으로 현재 내홍에 휩싸인 상태다. 지난해 1월 반포주공 1단지 조합원 267명이 해당 조합 측에 제소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무효확인소송”이 1심에서 조합원이 승리하면서 관리처분 인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조합 측이 9월에 즉각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을 다투고 있는 중이다. 소송으로 인한 사업 지연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소송으로 관리처분 인가 취소 결정이 확정되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종료시점인 준공인가 시점의 집값에서 개시시점인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시의 집값과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을 차감한 금액이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 구간별로 10~50% 누진 과세하는 제도다. 2006년도에 도입했지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다가 2018년 1월1일부터 다시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제도를 2017년 12월 31일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없는 단지에 한해서 부과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반포주공 아파트도 관리처분 인가가 취소되면 자동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대상이 된다.

반포주공 아파트의 관리처분 인가가 취소돼 초과이익환수제의 대상이 되면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부터 최종 사업 준공시까지의 기간 모두의 주택 상승 비용이 초과이익환수금의 산정 대상이 되므로 일각에서는 가구당 10억원 대의 환수금도 발생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포주공 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사무국장은 “9월부터 항소심에 들어갔다. 2심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7~8개월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는 있다”고 답했다. 그는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들 중에서 해당 소송을 취하하는 조합원이 많이 늘고 있다. 현재까지 180여명은 취하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고 측 조합원의 소송 취하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로 조합 측 의견처럼 소 제기 과정의 문제를 파악한 조합원이 이탈했다는 설명도 있지만 소송으로 원고 승소 시 관리처분 인가가 취소될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실제 한 조합원은 “초과 환수금을 지금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몇억원에서 십억원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계속 소송을 하려고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조합측은 이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조합의 사무국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된다면 가구당 환수금이 십억원을 넘는다는 보도도 있지만 그런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는 조합은 정비신청 변경과 소송을 잘 마무리지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서울 내 아파트를 팔아도 10억원을 못 받는데 그걸 감안하고 사업을 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그 정도 케이스는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해 조합이 부담해야 할 부담금이 최대 10억원 수준도 될 수 있을 거라고 예전에 중개사들끼리 말이 돌았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중개업자는 “환수제 때문에 소송에 부담을 느끼는 조합원도 많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권 교수는 초과이익환수제가 규정하고 있는 재건축 사업 기간이 너무 길어 재건축 사업장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초과이익환수제가 조합 추진위를 구성한 단계부터 준공 단계까지의 상승률에서 비용을 계산하고 있다. 추진위를 구성한다고 사업을 진행하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조합 인가를 동의한 시점부터 준공 시까지의 기간을 모두 계산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중하다. 사업인가 시점부터 기준을 정해야 한다. 사업인가 단계부터 실제 사업이지 그 이전은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목동 6단지 - 안전진단 넘어도 상한제 지정 우려

   
▲ 양천구 목동 지역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로 많은 재건축 단지가 고배를 마시면서 안전 진단을 앞둔 단지들도 긴장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올림픽 선수촌의 경우 지난 달 15일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으며 안전 진단의 벽을 넘지 못했고 노원구의 월계시영 아파트도 예비 안전진단의 문을 넘지 못한 채 좌절했다. 최근 들어 재건축 단지들의 안전 진단 통과가 줄어들기 시작한데는 2018년 3월부터 재건축 안전 진단이 강화된 탓이 가장 크다. 기존의 구조 안정 20%, 주거환경 40%, 비용편익, 10%, 설비노후의 30%에서 구조 안정 항목의 가중치를 50%로 늘리면서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양천구 목동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도 예비 안전진단은 통과했지만 정밀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목동 6단지의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는 12월 말까지 안전진단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안전진단 현상조사 등은 이미 다 끝났고 관련 용역업체에서 자료를 분석하고 보고서 작성 중이라 사실상 모든 절차는 끝났다. 결과만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강화된 안전진단에 대해 해당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목동 6단지는 물론 안전진단을 앞둔 주변 단지들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동 13단지의 경우 올림픽선수촌의 용역을 맡은 회사가 선정됐다는 소식에 아예 안전진단을 이후로 미뤘다. 안전진단이 까다롭게 바뀐 관계로 최적의 기간에 다시 신청하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올림픽 아파트 등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우리가 통과하지 말라는 법은 없고 단지마다 해당 사항은 다 다른 것이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조합 입장에서는 걱정을 거두기 힘들 것처럼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1차 분양가 상한제 지정에서 목동을 제외한 이유로 든 것은 “목동은 정비구역 지정사업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안전진단 단계가 통과되면 바로 밟아야 하는 다음 절차가 정비구역 지정이다. 국토교통부의 의견대로라면 6단지를 비롯해 목동 지역 아파트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비구역 지정이 되면 얼마든지 분양가 상한제 규제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권 교수는 “재건축 단지의 안전 진단을 점검할 때는 물리적 노후와 기능적 노후, 경제적 노후 등을 잘 안분해야 하는데 현재는 구조 안전 등 물리적 노후가 평가 배분의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구조 안전에서 D등급을 받아야 안전 진단 통과가 가능한데 엄청 노후화 하지 않으면 사실상 재건축은 어려워 지는 것이다.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수준의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압구정 3구역 - 일몰제 기간 종료되면 정비사업 자체 사라져

초기 단계의 재건축 사업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는 ‘일몰제’ 역시 꼽히고 있다. 정비사업 중 일정기간까지 사업의 진행이 더딘 경우 해당 지역의 시장이나 도지사가 정비구역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다. 현재는 2012년 12월 30일 이전에 추진위원회 단계를 밟은 경우에는 2020년 3월 1일까지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야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0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압구정 3구역의 경우도 현재 일몰제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단지 중 하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현재 일몰제 기간 연장을 해당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에 다시 한번 시도하는 사안을 검토 중이다. 연장이 되지 않으면 정비구역 자체가 해제될 수 있다.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는 조합설립인가를 받기에는 현재 관련 계획 발표도 안났고 규모가 다른 곳에 비해 크기 때문에 일단 한 번은 연장해야 한다. 지금 연장 동의서를 아직 받아 놓은 상태는 아니다. 아직 기한은 안됐지만 조합 설립 인가보다 연장 신청으로 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권 교수는 정비사업 일몰제에 대해서 “재건축 사업은 기본적으로 민간사업자 방식이라고 봐야 한다. 시간이 지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백지화 시키는 건 문제가 있는 방법이다. 일단 재건축을 하겠다고 추진위원회 등을 구성했는데 3년 내 조합 인가를 못 받았다고 해서 조합 인가를 취소해버리는 것은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고 사업 안정성도 해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권 교수는 이런 종류의 정비 사업에 대한 규제들과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가 이어지면 궁극적으로 시장 왜곡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한 정책은 원론적으로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분산하면서 일정 부분의 가격 왜곡에 대해서만 최소한으로 개입해야 한다. 정부 정책으로 가격 자체를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주택과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왜곡 현상을 만들어 가격 상승과 폭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성 기자  |  wjs89@econovill.com  |  승인 2019.11.13  06: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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