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OTT시장 경쟁 심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애플은 거대한 iOS 유저 기반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애플 플러스(Apple+)로 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오는 12일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Disney), 픽사(Pixar), 마블(Marvel), 내셔널지오그라픽(National Geographic)을 모두 담은 디즈니 플러스(Disney+)를 출시 예정이다. 디즈니 외에도 내년 WarnerMedia를 보유한 AT&T, NBCUniversal을 보유한 컴캐스트(Comcast)도 내년 4월 시장 진출이 예정되어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글로벌OTT 시장의 확대에 따라 내년 OTT향 콘텐츠 산업의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 평균 수익률 상회)을 전망했다. 특히 OTT향 한류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와 같은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들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출처= 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12억, 10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119억원)를 하회했다. 매출은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좋아하면 울리는)과 지상파 등으로 제작편수가 확대되면서 사상 최대 분기를 경신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이익 100억원 내외의 평이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내년부터는 제작 편수 증가, 해외 제작·수출 확대로 한 단계 레벨업 될 제작사”라고 말했다.

‘미생’, ‘김비서가 왜그럴까’, ‘신과 함께’ 등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의 공통점은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이다. 원작에 이미 확보된 팬덤과 높은 싱크로율을 통해 리스크는 줄이고 기대 이익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도 흥행을 일으킨 ‘킹덤’의 성공 사례는 괴물·좀비라는 장르물로 북미에서 충분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 출처= 하나금융투자

이 연구원은 “웹툰 원작 장르물 드라마의 해외 가능성을 포함해 내년에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가 10편 내외 편성되면서 또 한 번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상장사 기준 스튜디오드래곤 3편 외에도 키이스트, 에이스토리 각각 1편이 반영되며, 추가 편성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시즌제 제작을 전제로 하기에 편수 확대는 산업 내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담보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으나 미국 모멘텀이 존재하고 가시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지사가 늦어도 내년 1분기 설립 예정으로 현지 크리에이터 확보를 통한 기획·개발뿐만 아니라 미국 드라마 1편 이상 제작 참여 등 지분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드라마 ‘라이브’의 제작 참여뿐만 아니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추가 작품 등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올해 1편에서 내년 3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타 OTT 수주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출처= 하나금융투자

드라마 ‘스카이 캐슬’로 대히트를 친 제이콘텐트리 역시 해외 OTT향 오리지널 드라마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제이콘텐트리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43억원, 17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이 연구원은 “박스오피스가 8% 하락에도 비용 절감 노력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이익”이라면서 “방송 부문은 56억원(+60%)으로 보좌관1의 넷플릭스 판매와 구작(舊作)들의 VOD(주문형비디오) 판매가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4분기에는 보좌관2, 나의 나라, 초콜릿 등의 작품들이 이미 넷플릭스·워너 재팬 등에 선 판매됐다”면서 “시청률 대비 화제성이 높았던 ‘멜로가 체질’의 VOD, 해외 유통 기여로 이익 레벨이 70억원대까지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지금 우리 학교는’과 ‘이태원 클라쓰’는 웹툰 원작 기반의 지식재산(IP)이기에 흥행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것이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의 내년 제작 편수는 18편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서 “필름몬스터 인수에 더해 일부 제작사에 대한 지분 투자(10~30%)를 통해 10편 정도는 내재화, 그 외는 공동·외주 제작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제이콘텐트리는 OTT부문 이외에도 영화관 겨울왕국2, 백두산 등이 대기하고 있어 실적과 모멘텀이 동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꾸준한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