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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전, 현대산업개발 ‘베팅’ 통할까‘구주 가격’서 판가름날 전망… ‘정성 요인’은 애경이 우위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출처=HDC현대산업개발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이 이르면 다음주 중 결정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적격인수후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당초 3파전에서 양강구도로 좁혀졌지만 본입찰 결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 인수금액서 애경 압도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2조5000억원 안팎의 인수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져 1조원 후반대를 적어낸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보다 크게 앞서게 됐다.

또 다른 입찰자인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전략적 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심사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현대산업개발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실제 금호산업 관계자는 “항공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기업에 (매각) 되면 좋겠다”면서도 애경그룹이 제주항공 운항 노하우가 아시아나 인수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별로”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있어서 항공노하우 보다는 자금력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항공노하우는 충분히 축적한 만큼 애경의 경험은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회생이 최우선인 금호입장에서는 인수가격 등 정량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금 조달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진 현금만 1조1800억원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이 A급으로 우수한 것도 강점이다. 이 정도의 신용등급일 경우 자본시장에서 연 2%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향후 분양사업을 통해 현금 유입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으로 증권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5000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과 면세점·호텔 등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면세점과 호텔사업으로 항공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경우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을 위협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시각도 나온다. 

   
▲ 출처= 각 사

‘구주 가격’이 판가름… ‘정성 요인’은 애경이 우위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애경그룹을 누르고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이 될 것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금호산업 보유 지분(구주) 가격이 막판 변수로 남아있어서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주는 금호산업에 넘겨주는 돈이지만 신주는 인수할 아시아나항공에 남는 돈이다.

문제는 본입찰 참여자들이 예상보다 구주 가격을 낮게 써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컨소시엄 3곳은 모두 아시아나 지분 31.05%에 대해 3000억원대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본입찰 마감이 끝난 7일 종가 기준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31.0%로 이는 3642억원이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주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금호 입장에서는 금호그룹의 재건에 쓰일 구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하는 상황이다. 경영권 지분을 시가대로 팔면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고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어 가격을 더 높여줘야 한다는 게 금호 측 논리다. 

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신주 가격을 높게 써낸 기업에 높은 점수를 주려고 한다. 신주 대금이 향후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으로 투자된다는 점에서다. 산은 등 채권단은 예비입찰에서 신주 가격을 최소 8000억원 이상 써낼 것을 조건으로 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호가 이미 인수 후보들을 접촉하며 구주와 신주 가격 차이를 조정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금액싸움에서 밀린 애경이 막판 추가 베팅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애경은 입찰제안서에 응찰가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옵션 조항을 걸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애경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매각을 주도한 산업은행과 국토교통부 등은 항공사 운영능력 등 정성적 요인도 인수 심사 때 살펴볼 것으로 알려져, 애경 측이 경영능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애경이 입찰가를 더 올려 제시한다면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늦게 지급하고 지연 이자를 주지 않아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257개 하도급 업체에 건설을 위탁한 뒤 선급금과 하도급대금 등을 늦게 지급하고 지연 이자를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공정위로부터 지급·재발금지명령 등과 함께 과징금 6억35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중기부가 하도급법 등에 따라 고발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만약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경우 인수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끼칠 수도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나 애경그룹 측 모두가샴페인을 터뜨리기도 낙담으로 일관하기도 이르다는 말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해 기업 역량을 평가하겠지만 9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를 볼 때 풍부한 자금력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심사 일정이 통상 1~2주 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에는 새 주인이 확정 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번 주 내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가영 기자  |  young@econovill.com  |  승인 2019.11.09  05: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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