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COMPANY > 포커스
[포커스] 배달 전성시대, 서비스 불만도 폭발 일보직전?고강도 업무·특수고용 보편화 등이 서비스 논란 유발…서비스 매뉴얼 체계화 필요
   
▲ 한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 경기도민 최씨는 거주지 인근에서 운영되고 있는 족발·보쌈 프랜차이즈 브랜드 J사 가맹점에 전화해 족발 메뉴를 배달 주문했다. 주문 과정에서 얘기했던 대로 카드 결제를 시도했는데 잔액이 부족했다. A씨가 배달부에게 현금을 건넸더니 “현금을 받으면 다시 가게로 가야하는 등 번거로우니 카드로 결제해달라”며 사실상 결제를 거부했다. 배달원은 알고보니 배달 대행업체의 직원이었다. 점포에 따졌더니 “(카드 결제를 요구한 행위가) 우리 점포와 얘기된 건 아니다. 배달 대행업체에 물어보겠다. 죄송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혼자 살거나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등 소비자 니즈가 다변화함에 따라 배달 서비스가 갈수록 성행하고 있다. 업계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 불만 사례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배달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에 업계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3조원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업계 자료를 인용해 배달 앱 시장이 수년 내 1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달 주문 수요가 갈수록 늘고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기의 보급이 확산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배달 서비스가 보편화할수록 소비자 불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원이 불친절하게 대하거나 융통성 없는 상황 대처로 고객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6년 국내 주요 치킨 업체 10곳의 배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2000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낀 감정을 반영해 평가하는 항목 ‘서비스체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3.41점으로 집계됐다. 7개 조사항목 가운데 가격(3.14점)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작년 8월 서울에서 불친절한 배달원에게 앙심을 품고 배달을 한번 더 시켜 집으로 오게 해 위해를 가한 40대 남성이 실형 선고받기도 했다. 불친절한 배달 서비스가 사회적 문제로도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배달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소비자 뿐 아니라 점주들에게도 불만과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대행 기사는 운반한 음식을 제조한 가맹점의 직원이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음식을 가져다 준 기사와 음식점을 동일시하며 평가할 소지가 있다.

   
▲ 배달의민족 앱에서 한 소비자가 배달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낮은 평점(별 1개)을 매긴 모습. 사진= 출처= 배달의민족 앱 캡처

일부 배달 앱에는 고객이 배달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고객이 음식점에 대한 평점을 낮게 주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고객 평가치는 해당 매장 평점에 반영되기 때문에 점주가 배달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 기사의 근무 태도와 서비스 수준에 관한 논란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업계에서는 배달 기사의 근무 환경을 논란의 발단으로 지목하고 있다. 배달 대행·플랫폼 업체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는 기사(라이더) 직원들의 고용 실상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부정적 이슈는 배달 앱이 태동하던 201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배달대행업체는 음식점과는 별도 사업자로서 특정 점포에 대한 고객의 배달 주문량을 전담하고 있다. 배달원들이 음식점에 고용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던 과거와는 다른 경영 구조다.

복수의 음식점이 여러 배달대행업체에 배달 서비스를 외주함에 따라 라이더는 여러 업체의 배달 주문 건을 소화한다. 급여는 매 배달 건을 완료할 때마다 추가 산정된다. 라이더가 음식을 온전히 고객에게 배달하는 업무에만 몰입하도록 환경이 조성돼있는 셈이다. 음식점 사업자 입장에서 타사 직원인 라이더에게 고객에게 친절히 응대하도록 하는 등 지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라이더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고용 계약 특성이 꼽힌다. 배달대행업체나 주문중개업체는 라이더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사업자 대 사업자로서 거래 관계인 특수고용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 특성 상 주문 수요가 없으면 일감이 발생하지 않는 등 업황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기본급 등 고정비를 꾸준히 지급해야 하는데다 이동 중 사고가 잦은 라이더들에 대한 유사시 책임 부담을 덜고자 직접고용방식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배달 수요가 늘고 있지만 그만큼 업체와 라이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업체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에서는 라이더들의 불친절하거나 경직된 업무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업계가 일종의 긱 이코노미(geek economy)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사자들의 소속감과 책임감을 강화시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긱 이코노미는 비정규직인 자율 근무자(프리랜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을 의미하는 용어다.

이성훈 세종대 프랜차이즈 경영대학원(FCMBA) 교수는 “높은 업무 강도와 특수 고용 상황에 처한 종사자들이 이끌고 있는 배달 플랫폼 업계에서 서비스 논란은 당연지사”라며 “개개인의 인격 문제라기보다 시스템이 논란을 유발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배달업체에서 서비스에 대한 매뉴얼을 체계화하는 등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19.11.09  17:00:00
최동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