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신약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레이저티닙 개발 일정. 출처=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항암신약 '레이저티닙'의 가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연내 임상 3상 개시와 더불어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11월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사에 1조4000억원을 받고 기술이전한 비(非)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이다. 아스트라제네카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가 동일한 기전의 약물로 비교 대상에 놓여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연내 레이저티닙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가능성을 알아보는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약물 가치를 높이는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셈이다.

임상3상은 기존 1차 치료제인 이레사·타세바와 비교해 레이저티닙을 효능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 2차 치료제로 개발됐던 타그리소도 이 같은 비교 임상을 통해 1차 치료제로 인정을 받았다.

▲타그리소 연간 매출 추정. 출처=하나금융투자

1차 치료제로 인정받으면 신약의 가치는 2배 이상 증가한다. 실제로 타그리소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처방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타그리소의 매출은 18억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94.8%나 늘어났다. 올해 역시 타그리소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3분기 누적 매출이 23억 달러로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레이저티닙 역시 시장 규모가 큰 1차 치료제로 개발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2차 치료제 임상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국내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심사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 조건부 시판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레이저티닙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서 기존 치료제인 타그리소를 일부 대체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타그리소의 국내 매출은 594억원으로 항암제 중 4번째로 규모가 크다. 향후 레이저티닙이 보험 등재에 성공하고, 타그리소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된다면 충분히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티닙 R&D 모멘텀. 출처=하나금융투자

현재 얀센이 진행 중인 이중항체 'JNJ-6372'와 레이저티닙의 병용연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JNJ-6372'와 레이저티닙을 병용 투여해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말 임상 1b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타그리소에 내성이 발생하는 c-Met 과발현 환자들을 위한 의약품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First-in-class로서 얀센의 이중항체와 레이저티닙의 병용투여 임상 2상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의 임상결과 발표와 다음 단계로의 임상 진입 및 승인 등을 고려할 때 레이저티닙의 R&D 모멘텀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